항암 신약 ‘불모지’ 오명 벗는다… 국내사, 치료제 개발 ‘박차’
항암 신약 ‘불모지’ 오명 벗는다… 국내사, 치료제 개발 ‘박차’
유한·일동·JW중외 등 항암 신약 개발 ‘속도’… 리스크 커 개발 시도 신중해야
  • 안상준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6.2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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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항암 신약 개발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항암 신약 불모지로 불렸으나, 연구개발 능력이 높아지며 각 제약사가 항암 신약 개발에 힘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수의 제약사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항암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4일 개막된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그동안 임상 코드명 ‘YH25448’로 명명됐던 폐암 신약물질을 ‘레이저티닙’을 공개했다. 공개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레이저티닙은 경쟁 제품으로 꼽히는 아스트라제네타의 ‘타그리소’보다 좋은 수치가 도출됐다.

이 회사는 지난 4일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모델 바이오 벤처사인 브릿지바이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면역항암제 개발에도 나섰다.

이번 제휴를 통해 양사가 개발에 착수한 면역항암제는 유한양행이 2015년부터 연구를 진행해 도출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T세포(면역세포)를 종양으로 불러들여 암세포를 죽이는 기전을 가졌다.

양사는 이 후보물질에 대한 미국 임상시험을 위해 국내외 비 임상중개연구 및 공정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GLP 독성시험을 포함한 전임상연구 및 초기 임상연구는 브릿지바이오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일동제약은 표적 항암제 ‘IDX-1197’을 개발하고 있다.

IDX-1197은 종양세포의 DNA 손상을 회복시키는 효소 Poly ADP-ribose polymerase(PARP)의 작용을 억제해 암을 죽이는 표적항암제다. 동물실험에서 기존 PARP저해제에 비해 더 다양한 종류의 암에 대하여 우월한 효과를 나타냈다.

기존 PARP저해제들과 직접 비교한 비임상시험에서도 우수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 작용 기전 및 효과 측면에서 기존의 유사 약물보다 넓은 적응증과 활용 범위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JW중외제약은 현재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자사가 개발 중인 wnt 신호전달 억제 표적항암제 ‘CWP291’의 글로벌 임상1b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환자 투약을 모두 마치고 이르면 내년 안에 임상2a상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회사 측은 이미 미국 FDA로부터 임상2a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임상1b상 시험 계획을 부분 변경하면서 FDA로부터 다음 임상시험 계획을 동시에 승인받았다는 것이 JW중외제약의 설명이다.

보령제약은 자회사 보령바이젠셀을 통해 면역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2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았다. 회사 측은 오는 2021년 임상2상을 완료한 뒤 품목허가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아ST도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면역항암제 개발을 시작했다.

▲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항암 신약 개발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항암 신약 불모지’로 불렸으나 연구개발 능력이 높아지며 각 제약사들이 항암 신약 개발에 힘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항암 신약 개발 도전 늘며 실패 사례도 발생

이처럼 다수 제약사가 항암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지만, 실제 성과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이미 개발 과정에서 실패의 아픔을 겪은 사례도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4월 내성 표적 폐암 신약 ‘올리타’(올무티닙)의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다. 권리 반환과 경쟁 약물의 선전으로 임상시험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감수하고 올리타 개발을 완료하더라도 혁신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당시 “현재 올리타와 경쟁 관계에 있는 제품이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서 시판허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환자에게 투약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경쟁 약이 작년 말 건강보험 급여를 받으면서 올리타의 임상 3상 진행이 더욱 어렵게 됐다”고 임상 중단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한독도 지난 2009년 미국 스펙트럼파마로부터 사들인 항암 신약 ‘아파지퀴온’의 임상에 실패하며 개발이 좌절됐다. 한독은 2010년 국내에서 해당 약물의 임상을 추진했으나, 미국 임상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자 국내 임상과 신약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미약품은 지난 4월 내성표적 폐암신약 ‘올리타’(올무티닙)의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권리 반환과 경쟁 약물의 선전으로 임상시험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성공만 한다면 대박… 섣부른 장밋빛 전망은 ‘금물’

항암 신약은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개발은 난도가 가장 높은 분야로 꼽힌다. 실패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상업적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연구가 하루아침에 중단되거나 시장 안착에 실패하면 회사 측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장밋빛 전망에 취해 무턱대고 항암 신약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항암제는 가격이 비싸고 다른 암종으로 적응증을 넓혀갈 수 있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만큼 위험성도 크므로 자사의 여건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신약 개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항암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1070억달러(한화 약 118조원)에서 오는 2020년 1500억달러(한화 약 166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암 환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항암제의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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