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 김동연 家 경영 제동 걸리나
부광약품 김동연 家 경영 제동 걸리나
공동창업자 故 김성률 명예회장 차남 김기환씨 주총 안건 반대 … “2대 주주도 동의” … 일각선 경영권 분쟁 시각도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3.1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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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부광약품이 2018년도 첫 주주총회부터 난항을 겪게 됐다. 부광약품의 3대 주주인 김기환 씨가 이번 주총에 상정될 예정인 주요 안건 대부분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이다. 김기환 씨는 김동연 회장과 함께 부광약품을 창립한 고(故) 김성률 명예회장의 차남이기도 하다.

김기환 씨는 회사 측이 소집한 주주총회의 안건과 관련해 최근 반대 의견을 표시하고 부광약품의 주식 1000주 이상을 보유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는 내용이 담긴 참고 서류를 공시했다.

김 씨는 주주총회에 상정 예정인 총 7개 안건 가운데 재무제표(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포함)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을 제외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승인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의 건 등 5개 안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김 씨에 따르면, 우선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중 제3조 이사의 수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조문 정리 수준에 불과하다. 즉, 이번 정관 일부 변경은 이사의 수를 제한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현재 부광약품은 정관상 3명 이상 15명 이내의 이사를 두고 이 중 4분의 1 이상은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한다. 이사 수가 15명일 경우, 사외이사는 최소 4명 이상이어야 하는 것이다.

부광약품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최대 15명인 이사의 수를 최대 7명으로 절반 이상 줄이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사의 수가 최대 7명으로 줄어들면, 사외 이사는 2명만 둬도 된다. 회사 경영을 감시하는 역할인 사외 이사의 수가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김 씨는 “이사의 수 상한을 15명 이내에서 7인 이내로 줄이는 정관 변경은 최대주주가 주도하는 현 이사회의 구성에 기타 주주들이 추가로 이사로 선임하는 것, 나아가 다수의 이사 선임을 통해 기존 경영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경우를 막기 위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현 최대주주 측은 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26.44%에 불과한 지분율을 갖고 나머지 70%가 넘는 주주들의 경영 참여를 봉쇄하고자 하는 것으로 동 의안에 대해 반대함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이사 선임의 건과 관련해서는 이사후보자 3인 중 김태균, 김상용 등 사외이사후보자 2인에 대한 선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이번 주주총회소집공고에 기재된 것처럼 사외이사후보자들은 이사회 출석률이 불과 45%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2017년만 한정하면 총 9차례의 이사회 중 단 3회만 출석하여 이보다 낮은 33%의 출석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사외이사 1인당 보수 평균액이 3600만원이므로 2017년에 이사회 1회 출석에 따른 보수를 무려 1200만원씩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고로 김상용(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한국마케팅학회 회장) 씨는 16일 열리는 현대제철 주주총회에서도 사외이사로도 선임될 예정이었으나, 부광약품의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2016년과 2017년 출석률이 각각 29%와 45%에 그쳐 업무 충실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대 권유를 받았다.

부광약품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김태균, 김상용 씨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할 계획이다.

김기환 씨는 이사 선임의 건과 마찬가지로 사유로 김태용, 김상용 씨에 대한 감사 선임의 건을 반대했다.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승인의 건과 관련해서는 굳이 규정을 부활시킬 이유가 없다는 게 김 씨의 의견이다. 현재의 보수지급 방식이면 충분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씨는 “회사는 제5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폐지를 승인받아 2014년 4월 1일 이후부터 주요 경영진의 퇴직금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불과 4년 만에 다시 이 규정을 부활시키고자 하는 것이 본 의안”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의 건과 관련해서는 인센티브를 주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특정인에게 지나치게 많은 주식을 배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 김 씨의 주장이다.

김 씨는 “회사 경영이나 연구개발 등에 인센티브가 될 수 있는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본 의안은 현 대표이사인 유희원에게 10만주를 배정하는 것인데 이는 과거 사례(2009년 1만6500주 부여)나 다른 직원들(1만~2만주) 등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많은 수량”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현재 회사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데 그 책임을 져야 할 대표이사에게 오히려 혜택을 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연구개발 부서에만 치우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가 다른 부서의 반발, 사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기환 씨 지분율 5.65% 불과 … “2대 주주와 합의됐다”

현재 김기환 씨의 지분율은 5.65%에 불과하다. 1000주 이상 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대리 행사한다고 해도 현재 부광약품의 최대 주주인 김동연 회장과 김상훈 사장 등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율 26.44%를 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이번 주주총회 안건에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한 이유는 2대 주주인 정창수 씨와 ‘연합군’을 이루고 있어서다. 정창수 씨는 현재 부광약품의 부회장으로 故 김성률 명예회장의 동서다.

김기환 씨는 15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주주총회 안건 반대와 관련해) 2대 주주도 동의했다. 합의된 부분”이라고 밝혔다.

정창수 부회장의 지분율은 12.07%다. 김기환 씨와 정창수 부회장의 지분율을 합치면 17.72%로 훌쩍 높아진다.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더해지면 이들의 지분율은 18.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폐쇄적 경영 지속하면 전문가 도움받아 대응” … 경영권 분쟁 촉발되나

▲ 부광약품 김동연 회장

부광약품의 이번 주주총회는 주요 안건을 통과시키려는 김동연 회장 家와 이에 반대하는 故 김성률 명예회장 家의 대립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부광약품이 이번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경영권 분쟁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는 분위기다.

부광약품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과 관련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각 공동 창업자의 2세 경영 승계를 두고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설왕설래’ 말이 많았다. 오너 2세들의 지분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이 같은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 수년 동안 회사 측이 저조한 실적에도 김동연 회장의 장남인 김상훈 사장의 경영 승계를 위해 고배당을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故 김성률 명예회장 家가 경영권 탈환을 시도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김기환 씨는 “경영권 분쟁이라는 오해를 불사하고, 주총 안건 의결에 대한 반대 공시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일축했다.

다만 의견문을 통해 “회사 측이 주주제안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폐쇄적 경영을 지속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부광약품이 지분투자한 안트로젠 투자 의사 결정 등을 포함한 과거의 경영 의사 결정 전반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김동연 회장 및 김상훈 사장과 갈등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래는 이번 주주총회 안건 반대와 관련해 김기환 씨가 내놓은 의견문 전문이다.

부광약품은 2000년 초반에는 한국 제약사 중 매출 순위 20위 내에 드는 건실한 회사였으나 지난 10년을 돌아볼 때 1대 주주가 구성한 현 경영진 체제에서 매출이 정체되고 영업이익은 감소하며 현재는 40위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회사는 수년간 영업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도한 배당과 성공확률이 높지 않은 편중된 R&D 투자를 지속하다 보니 현금이 빠르게 줄어들어 장기적인 미래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는 오랜 기간 회사의 대주주로서 장기적인 회사의 발전에 애착과 관심을 가지고 전문성이 결여된 경영진 구성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임직원 간 투명한 의사소통을 통한 경영 의사 결정을 주문했습니다.

현재 경영진 구성을 보면 총이사진 6명 중에서 사외이사 3명은 이사회참석률이 저조하고, 아시다시피 사외이사들은 모두 대표이사가 선임한 분들입니다. 또한, 사내이사 3명 중 1명은 최대주주의 아들인 김상훈 대표이사의 지시로 회사경영에서 배제된 상태입니다. 시가총액 1조원의 기업에서 실질적인 경영은 김상훈 대표이사와 연구원 출신 유희원 대표이사 두 분이 수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저는 다른 대주주, 전·현직 임직원들과 소통해오며 현 경영진이 다른 주주들의 의견이나 여타의 회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장기적인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기보다는 현재 최대 주주나 경영진을 위한 경영 의사 결정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의구심을 품게 되었습니다.

물론 대주주로서 회사의 경영진에게 경영 관련 피드백을 했고, 투명한 경영진 구성과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로드맵을 주문하였으나 현 경영진은 지금까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고 있으며, 지금 현재 보유한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의 장밋빛 미래만 언급하고 있습니다. 기존 캐시카우에서 꾸준한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회사는 도태되지 않겠습니까?
 
저는 회사의 상황을 현장에서 체험하기 위해 작년 초 비상근으로 부광약품에 출근하며, 회사의 미래를 걱정하여 경영진에게 직언한 전·현직 임직원 중에 인사의 불이익을 받거나 회사를 떠나야만 했던 사실과 장밋빛 신약개발에만 편중되어 캐쉬카우인 기존 영업 채널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임직원 간 소통 부재 및 독단적인 경영, 전통 제약 영업에 대한 관심 결여가 지속된 결과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에 그림자가 드리운 셈입니다.  
 
현 경영진은 기존 사업과 신사업을 확장하는 부문에는 경험이 매우 적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급격한 경영환경이 변하는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경험이 미천한 경영진과 투명성이 결여된 이사진은 교체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장회사는 자본금의 상당 부분이 남의 돈이기 때문에 투명경영과 전체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총의 안건은 많은 주주의 이익과 투명성을 저해하며 결국 회사 성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특히, 금번 이사 수를 제한하는 정관규정은 투명경영을 가로막는 현 경영진의 노림수입니다.  
 
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반대 공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창업 때부터 이루어진 모범적이고 원만한 동업자 경영의 정신이 투명한 이사진 구성으로 손상되지 않기를 바라고 현 경영진은 비상장기업과 같은 폐쇄적 경영을 철회하시길 바랍니다. 
 
만약 주주제안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폐쇄적 경영을 지속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부광약품이 지분 투자한 안트로젠 투자의사 결정 등을 포함한 과거의 경영 의사결정 전반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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