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호스피스 기관, 인식 변화 발맞춰야”
“늘어나는 호스피스 기관, 인식 변화 발맞춰야”
[창간기획-호스피스완화의료 ‘백년지대계’①] 10년간 4배 증가 … 국민 10명 중 7명 “긍정적” … 인식 급변 ‘주목’ 필요
  • 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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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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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암 환자와 같은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 통증 완화와 심리적 안정을 제공해 생애를 평온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호스피스완화의료’가 사회의 고령화 심화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인식 개선뿐 아니라 부모부양에 대해 급격히 변하는 인식도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에 편중된 전반적인 의료서비스와 지방의 의료인력 부족도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의 정착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이에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국민 인식과 지역불균형 문제를 짚어보고, 전문가들을 만나 호스피스완화의료가 당면한 과제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① “늘어나는 호스피스 기관, 인식 변화 발맞춰야”
② 피할 수 없는 ‘인력난·지역불균형’
③ “호스피스완화의료, 질병 관리체계 포함돼야”
    └[인터뷰]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 장윤정 센터장

[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이 확대되고 있지만, 편견과 낮은 인식으로 인해 사용률이 낮은 상황이다.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에서 부모부양에 대한 인식이 급변하고 있는 점은 앞으로 호스피스완화료의 또 다른 과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임종을 앞둔 말기 암 환자의 암성 통증을 조절하고 환자와 가족의 심리 사회적, 영적 어려움을 돕는 의료서비스다.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완화의료 전문팀이 더 이상의 치료가 불필요한 환자들에게 증상관리를 통해 남은 생을 편안하고 존엄하게 유지하게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 병실 전경

지난 1965년 강원도 강릉 갈바리의원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호스피스완화의료는 현재 공공의료기관뿐 아니라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의원급 민간병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입원형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은 2008년 19개(282개 병상)에서 2018년 82개(1351개 병상)로 10년 새 4배 이상 증가했다.

▲ 말기암환자 입원형 호스피스 전문기관 지정 현황 (2018년 1월17일 기준) <출처:국립암센터>

시행 기관 해마다 늘어 … 사용률·인식 수준은 낮아

호스피스완화의료 기관과 병상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호스피스완화의료 사용률은 2016년 17.6%로 미국(52%), 영국(40%), 대만(39%)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가정형과 자문형이 아직 시범사업 단계에 있는 등 사업 초기라 사용률이 낮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일각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국민의 낮은 인식을 낮은 사용률의 원인으로 꼽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4년 전국 일반인 1500명을 대상으로 호스피스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조사에 따르면 대상자의 39.5%만이 호스피스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대부분 국민은 호스피스에 대해 임종을 앞둔 환자가 죽음을 기다리는 절차나 장소로 인지하고 있었다.

“호스피스, 죽게 내버려 두지 않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라정란 팀장은 “우리나라 국민은 죽음에 대해 거론하기 꺼리는 등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암 치료를 받다가 막바지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으로 호스피스를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호스피스를 ‘죽게 내버려 두는 것’, ‘효도하지 못 하는 것’으로 보는 인식은 낮은 인식이 아니라 잘못된 인식”이라며 “더 이상의 치료가 불필요한 환자에게 증상관리를 통해 여생을 정리하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호스피스완화의료”라고 지적했다.

가톨릭관동대하교 국제성모병원 마리아병동 장정화 수간호사는 “호스피스에 대한 부정적 개념은 한국인의 정(情)과 효도 등 문화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호스피스병동을 죽음을 마냥 기다리는 곳으로 오해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받은 환자와 보호자들은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만족도 또한 높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의 2015년 호스피스 전문기관 평가에 따르면 호스피스 전문기관에서 받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78%로 이전 암치료기관의 만족도(37%)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2015년 호스피스 전문기관의 평가 <출처:국립암센터> ※매우만족-만족:만족 ※조금만족-조금불만족:보통 ※불만족-매우불만족:불만족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황이지만, 국민 10명 중 7명은 이용 의사를 밝혀 존엄한 죽음에 대한 높은 관심이 있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국민 73.3%가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 이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하려는 이유로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26.4%)에 이어 ’삶을 품위 있게 마무리하려고‘(23.6%)에 가장 많이 답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급변하는 부모부양 인식 주목해야”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정책은 국내 부모부양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유경 연구위원이 2016년에 조사한 ‘부양환경 변화에 따른 가족부양특성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부모부양을 누가 담당할 것이냐는 대답으로 지난 1998년에는 ‘가족’ 89.9%가 가장 높았다. 이어 ‘스스로 해결’ 8.1%, 사회 및 기타 2%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4년에는 부모부양 담당에 대해 ‘가족’ 31.7%이라고 대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이어 ‘스스로 해결’ 16.6%, ‘사회 및 기타’ 51.7%로 급변했다.

이에 대해 김유경 연구위원은 “전통적인 가부장적 부양관에서 점차 노부모의 자기부양을 비롯해 국가 및 사회 등 공적 부양에 대한 의식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 부모부양 책임자 (단위:%) <출처:한국보건사회연구원, 통계청(1998~2014년) 사회조사결과> ※분석대상은 1998~2010년에는 15세 이상 인구, 2012~2014년은 13세 이상 인구임.※부모부양 가치관에서 기타에는 스승, 선후배 포함.

국립암센터 암관리사업부장 장윤정 부장은 “우리나라는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부모부양에 대한 가치관이 급변하고 있다”며 “앞으로 호스피스완화의료 정책은 암과 고령 환자가 많이 앓는 만성질환이 포함된 비암성질환뿐 아니라 독거노인에 대한 서비스 제공에서도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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