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바다에서 파도타기를 하는 서퍼(surfer)들이 항생제 내성균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서터대학 앤 레너드(Anne Leonard) 박사는 영국인 서퍼 273명의 대변 샘플을 수집·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분석 결과 이들의 대변 샘플에서 항생제 ‘세포탁심’(cefotaxime)에 내성이 있는 대장균(E-coli)이 서핑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3배 더 검출됐다.
서퍼들은 수영 선수들보다 바닷물을 더 많이 삼킬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장 속에 항생제 내성균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대상자들은 서핑하기 전 항생제 내성균 검사를 받지 않아 이들의 몸에서 검출된 항생제 내성균이 바닷물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연구 결과의 한계를 인정했다.
레너드 박사는 “항생제 내성 대장균은 인체에 무해할 수 있으며 몇 달 뒤 장에서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며 “하지만 위장관 질환, 요로감염, 뇌수막염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항생제 내성균은 병원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새로운 항생제 내성균 유전자가 자연에서 진화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들이 있다”고 말했다.
레너드 박사는 서퍼들이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우려 때문에 서핑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가 많이 오는 날 오염물질이나 비료가 바닷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서퍼들은 비 오는 날 서핑과 수영을 피하거나 해수의 질을 점검한 뒤 서핑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참여자 영국 엑서터대학 윌리엄 게이즈(William Gaze)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의 메시지는 사람들에게 서핑을 중단하라는 것이 아니라 항생제 내성균의 위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다”며 “이 연구결과가 정부의 수질 향상을 위한 정책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환경총회(UN Environment Assembly)는 최근 “자연 환경에서 항생제 내성균의 확산이 전 세계적인 환경 문제 중 하나”라고 우려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환경 저널(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