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정부는 우리나라 지역 및 병원별 인공호흡기 치료 환자와 패혈증 환자의 사망률을 개선하기 위해 의료정책 기조를 수정해야 한다.”(대한중환자의학회 임채만 회장)
대한중환자의학회 임채만 회장은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의료, 구조적 모순을 진단한다 : 중증외상센터와 중환자실 실태를 중심으로’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경증환자는 전문의가, 중환자는 초년 의사가 맡아”
이날 임채만 회장은 “우리나라는 의료 접근성에 관한 한 자랑할 만한 보험 제도를 두고 있다”며 “하지만 그 접근성이 효과적인 치료를 담보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우리나라 인공호흡기 치료 환자의 사망률이 지역과 병원별로 천차만별이고 패혈증 환자의 사망률은 선진국의 두 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건강보험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은 환자의 사망률이 병원에 따라 27%~79%까지 다양했다”며 “52%의 사망률 차이는 환자 사망에 있어 환자 요인보다 더 큰 요인은 정부의 싸구려 의료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패혈증으로 매년 1만4400명이 사망한다. 이 중 18세 이상 60세 이하 패혈증 사망자는 2700명 가량 된다. 결핵 사망자보다 많은 실정”이라며 “패혈증 사망률은 40%를 웃돌아 선진국의 두 배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우리나라는 경증 질환자는 전문가를 향유하고 있지만, 정작 치명적이고 난해한 질병을 가진 중환자들은 초년 의사와 비숙련 간호사들에게 맡겨져 있다”며 의료 정책의 모순점을 지적했다.
“복지부 싸구려 의료 정책 … 이대목동병원 사건 반복”
임 회장은 “정부 주도에 의한 의료시스템에서 의료 현장은 정부의 얼굴이다. 인공호흡기 환자 사망률로부터 패혈증 환자 사망률의 병원 간 및 지역적 편차, 중증외상센터의 부실, 신생아중환자실 사건 등은 복지부의 자기 고백서”라며 “당국의 싸구려 의료 정책이 인명을 싸구려로 만들어왔다. 언제든 제2, 제3의 이대목동병원 사건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계는 알파고와 이세돌 바둑 대결 사이에서 알파고의 알고리즘에 따라 바둑돌을 놓은 대만 기사의 입장과 흡사하다”며 “우리나라 의료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것은 복지부의 정책이지만 사회는 의료계를 비난한다. 이는 그 대만 기사를 혼내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알파고가 제4국에서 졌을 때 사람들의 관심은 대만 기사의 손이 아니라 알고리즘이었다. 이제는 복지부가 의료정책의 기조를 수정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