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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사 독점깨는 국산신약 … 제약주권 보인다한미약품 ‘올리타’ 전략에 ‘타그리소’ 전전긍긍 … SK케미칼에 깨진 MSD 독점 백신시장 … 일동제약, 첫 신약으로 길리어드에 도전장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10.2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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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오리지널 의약품을 무기로 국내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다국적 제약사의 독점 지배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 연이은 국산 신약의 등장 덕이다. 다국적 제약사의 값비싼 치료제에 잠식당하다시피 했던 국내 제약산업이 점차 주권을 찾아가는 모습에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아스트라제네카의 3세대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는 정부와 약가 협상 난항으로 급여 실패 위기에 놓였다. 회사 측이 전 세계 최저가의 절반 수준이라는 유례없는 약가를 제시하고 있는데도 건강보험공단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타그리소는 전 세계 46개국에서 승인을 받아 1만2000여명의 환자에게 처방되는 항암제다. 출시 첫해 글로벌 시장에서 4억2300만달러(한화 약 4791억원)를 벌어들일 정도로 인기몰이가 한창이다.

통상적으로 이 같은 제품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 약가 협상에서 갈등은 있지만, 회사 측이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에 협상이 완료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회사 측이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는데도 정부는 가격을 더 낮추라며 아스트라제네카에 압박을 주고 있다. 타그리소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 신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한미약품의 ‘올리타’(올무티닙)다.

▲ 한미약품 3세대 표적항암제 ‘올리타’

한미약품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제시한 타그리소 약가의 절반 수준인 260만원 정도를 올리타의 약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가격 덕에 건보공단과 약가 협상도 일사천리로 진행, 현재 급여 등재를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을 견제할 만한 국산 신약이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어서 정부는 다국적 제약사가 제시한 약가를 어느 정도 충족해 줄 수밖에 없었다. 다국적 제약사가 한국 출시를 포기하면 국내 환자들이 효과가 좋은 신약을 접해보지도 못하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서다.

이번에는 얘기가 다르다. 타그리소와 마찬가지로 ‘EGFR T790M’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올리타가 낮은 약가로 협상을 먼저 끝낸 만큼 건보공단 입장에서도 다국적 제약사의 ‘편의’를 봐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만약 타그리소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면, 관련 시장은 유일한 경쟁 약물인 올리타가 독점하게 된다. 약가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타그리소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크게 저렴한 올리타와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임상 데이터가 많은 타그리소가 철수하면, 환자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약물을 처방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이미 국내 말기폐암 환자의 절반가량이 올리타를 복용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올리타가 타그리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SK케미칼, 대상포진 백신 독점 MSD 제동

백신 시장에서도 국산 제품 자급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다국적 제약사의 독점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SK케미칼은 최근 자체 기술로 개발한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주’(NBP608)의 국내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회사 측은 올해 안에 국내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그동안 대상포진 백신은 MSD의 ‘조스타박스’가 해외에서는 2006년, 국내에서는 2013년 출시된 이래 시장을 독점해 왔다. 국내 대상포진 백신시장 규모는 800억원에 달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이 고스란히 MSD에 돌아갔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카이조스터주의 등장으로 수입 대체 효과뿐 아니라 주사 한 대당 약 18만원에 달하는 대상포진 백신 가격의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번 스카이조스터주의 허가로 국내 백신 자급률이 50%를 넘어서게 됐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현재 SK케미칼뿐 아니라 녹십자 등 다수 제약사가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국내 백신 자급률은 앞으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SK케미칼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주’

일동제약, B형 간염치료제 시장독점 길리어드에 도전장

그동안 국내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길리어드사이언스에 도전장을 내민 제약사도 있다. 일동제약은 다음 달 1일 자사의 첫 신약이자 국내 28호 신약인 B형 간염 치료제 ‘베시보’(베시포비르)를 출시한다.

현재 국내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비리어드’(테노포비르)와 한국BMS의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 두 제품이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비리어드는 약 1540억원, 바라크루드는 약 9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베시보는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중 가장 강력한 효과를 가진 비리어드와 대규모 비교임상에서 항바이러스 효과를 확인했을 뿐 아니라 비리어드의 부작용으로 알려진 골밀도 감소도 없었다.

비리어드와 달리 L-카르니틴을 함께 복용해야 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히지만, 일동제약이 비리어드보다 약 30%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충분한 견제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산 제네릭이 다국적 제약사 오리지널 의약품의 대항마 역할을 해 왔으나, 성분이 동일한 만큼 견제 역할이 미미했다”며 “오리지널 의약품이라 하더라도 급여가 적용되면 환자 부담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값이 더 저렴한 제네릭 대신 오리지널을 처방하는 의료진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신약은 얘기가 다르다. 기전이나 효과, 부작용을 포함한 안전성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 만큼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더 적극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며 “다국적사가 시장을 독점하다 철수하거나,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피해는 국내 환자에게 돌아간다. 신약이 많아질수록 제약 주권 확보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호 기자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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