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진 제약 영업사원 비율…‘시들’한 제약업계의 꽃
낮아진 제약 영업사원 비율…‘시들’한 제약업계의 꽃
美 동일한 추세…위축된 영업환경·R&D 투자 증가 등 주원인
  • 김은지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10.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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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김은지 기자] 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환경이 바뀌면서 국내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더이상 ‘발로 뛰는’ 영업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발로 뛰는 영업의 빈자리는 점차 온라인영업이 채워가는 분위기다.

美 ‘의사 방문비율·영원사원 수’ 절반으로 ‘뚝’…국내도 동일한 추세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지난해 제약업에 종사한 853개 업체, 9만45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도 의약품 등 생산실적표’에 따르면, 전체 제약업계 종사자 중 영업직 종사자는 2만6443명으로 27.9%를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인 지난 2007년 전체 업계 종사자 7만2179명 중 2만 5252명(35%)과 비교하면, 종사자 수는 늘었지만 비율은 7.1%p 낮아진 것이다.

이와 관련, 연구직과 생산직은 10년 전에 비해 각각 3.0, 3.1%p씩 비중이 커진 것을 보면, 국내 제약업계 인력비중이 영업중심에서 서서히 연구개발로 중심추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 의약품 제조업체 직능별 인력 현황 <단위 명, % 출처: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리베이트 단속·‘김영란법’ 등 위축된 영업환경…영업사원 비율 감소 주요인

업계에서는 영업사원이 줄어드는 이유로 영업환경이 위축된 요인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국내사들은 오리지널 제품 특허 만료 후 개발한 제네릭 의약품 판매에 치중했기에, 영업능력이 소위 ‘제약업계의 꽃’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불법 리베이트 관행 단속, ‘김영란법’ 도입, 공정경쟁 자율준수프로그램(CP) 등으로 국내 제약사의 영업활동은 어려워졌다.

A 제약업계 관계자는 “영업인력을 축소하고 대신 판매대행업체(CSO)를 이용하는 제약사들도 늘고 있다”며 “내부 영업조직 운영보다 초기 비용이 적고 전문성이 확보되어 중소사들에겐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베이트, 김영란법 등 각종 규제로 인해 영업활동이 어려운 영업사원보다 CSO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기에, 경제적으로 유리한 것도 있다”며 “앞으로 CSO로 전환하는 회사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면영업을 줄이고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는 것도 최근 제약사의 추세”라며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고 더 쉽게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어 앞으로 영업방식은 온라인으로 옯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미국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 영업 패러다임도 동일하게 변화하고 있다. <사진 : 포토애플=메디포토>

이같은 분위기는 미국 등 선진국도 다르지 않다. 미국 컨설팅업체 ZS어소시에이츠(ZS Associates)는 지난해 미국에서 제약 영업사원 4만명과 의사 40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 미국 제약 영업사원은 지난 2005년 10만1800명에서 지난해 6만8400명으로 약 4만명 가까이 줄었다

이들이 만날 수 있는 의사의 비율도 지난 2008년 80%에서 지난해 44%로 절반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점차 영업사원들의 활용도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발로 뛰는’ 제약 영업 시대 저물고 R&D 시대 오나?

연구개발(R&D)에 투자해 경쟁력 있는 의약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 제약업계의 트렌드 변화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C 제약회사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도 신약개발 분야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 때문에 영업사원 수는 필요한 만큼만 늘고 있지만 연구개발 쪽 인력보강이 더 많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전에 영업에 치중했던 제약 산업이 현재 R&D에 더 치중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D 제약회사 관계자는 “우리회사 경우도 R&D나 생산직 인원이 많이 보강돼 전체적인 영업사원 비율이 줄었다”며 “의약품도 예전에는 쉽게 허가가 났지만, 강화된 규정으로 인해 규제가 많이 생긴 탓에 제품의 품질에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심화된 시장 경쟁도 하나의 이유이며, 경쟁성 있는 제품을 생산하려면 자연스레 R&D 분야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E 제약회사 관계자는 “우리회사도 상대적으로 둔화되고 정체됐던 R&D 분야가 활성화되면서 인원 보강이 많이 되는 추세”라며 “영원사업을 꾸준히 뽑고는 있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정체하거나 내려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업사원 비율 감소 원인 중 하나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의 발달이 꼽히는 미국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이러한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제약 마케팅은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소위 ‘대면’ ‘감성’ 영업이 주를 이루는 국내 업계 분위기 탓이다.

D 제약회사 관계자는 “영업사원 비율이 줄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수는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국내 제약사는 사람을 직접 만나서 영업하는 방식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스마트 기기 발달은 영업사원 비율 감소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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