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김다정 기자]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의 접종률이 낮은 이유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는 17일 “HPV 백신 미접종은 백신에 대한 부정적 정보 노출과 신뢰 정도에 따른 부작용 우려, 자궁경부암 인식 정도, 지역 특성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만 12세 여성청소년에게 HPV 백신을 무료 지원하고 있다.
질본에 따르면, 지난해 2003년생의 HPV 백신 1차 접종률은 58.5%였다. 미접종자의 84%는 무료접종이 지원되는 것을 알면서도 접종을 하지 않았다.
자궁경부암 관련 인식도 조사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73.5%)가 HPV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이유로 ‘예방접종 후 부작용 걱정’을 꼽았다.
특히 뉴스·인터넷 등에서 HPV 백신에 대한 정보를 접한 경험이 있는 보호자 중 부작용 우려 때문에 접종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78.1%로, 관련 정보가 없던 보호자(61.4%)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보호자들이 백신에 대해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를 더 많이 접하고, 긍정적 정보(신뢰도 3.38점)보다 부정적 정보(신뢰도 3.47점)를 더 신뢰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질본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예방접종 도입 이후 HPV 백신이 약 50만건 접종되는 동안 사망이나 장애를 초래하는 중증 이상반응은 한 건도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반응 신고 37건 중 긴장이나 통증으로 인한 접종 직후 일시적인 실신이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알레르기 6건, 어지러움 3건, 주사부위 통증 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자궁경부암에 대한 위험도 인식 수준이 낮은 점도 HPV 백신을 맞지 않는 이유로 꼽혔다. 보수적인 성 문화로 인해, 주로 성 접촉으로 전파되는 HPV의 예방 필요성을 낮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궁경부암을 심각한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보호자는 60.5%였으며, 백신의 유용성을 인정하는 보호자는 45.7%에 불과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많은 보호자들이 예방접종에 대한 잘못된 정보 노출이 많고, 시간이 없어서 접종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HPV 백신의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내용이 안아키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포돼, 부정적이거나 잘못된 정보에 많이 노출됐다”고 말했다.
그는 “접종률을 올리기 위해 현재까지의 이상반응 의심 신고 현황과 전문가의 검토 결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며 “교육당국 협조를 통한 안내, 우편물·SMS 등을 통한 개별 안내를 방학과 연휴 기간 전에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