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감기 등 급성상기도 감염 환자에게 항생제를 가장 많이 처방하는 종합전문요양기관은 한양대병원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4일 전국 2만5871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같은 내용의 '2008년 1/4분기 감기 등 급성 상기도 감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전국 43개 종합전문요양기관 중 항생제를 가장 많이 처방하는 의료기관은 한양대학교병원으로 59.59%였다. 의원급 평균(56.10%)을 뛰어넘는 수치다. 한양대병원은 주사제 처방률에서도 전국 전문종합요양기관 중 1위(5.48%)를 달렸다.

항생제 처방률이 50%를 넘는 종합전문요양기관은 경북대학교병원(55.43%), 원광대학교부속병원(55.27%), 중앙대학교용산병원(54.83%), 충북대학교병원(54.03%), 의료법인길의료재단길병원(51.33%), 고신대학교복음병원(50.85%), 가톨릭대학교강남성모병원(50.37%), 순천향의대부속순천향병원(50.22%) 등이었다.

처방률이 가장 낮은 종합전문요양기관은 학교법인을지대학병원(16.75%)였다. 그 뒤를 서울아산병원(23.48%), 서울대학교병원(23.49%), 대구가톨릭대학병원(25.07%), 연세대의대세브란스병원(25.89%), 인제대학교부속부산백병원(26.03%), 한림대학부속춘천성심병원(26.8%), 조선대학교병원(27.47%), 삼성서울병원(30.24%)이 이었다.

상위 4개 병원, 항생제 처방률도 낮아 

소위 ‘Big4’로 불리는 병원들은 대부분 20%대로 매우 낮은 편이었고 삼성서울병원만 아슬아슬하게 30%에 걸쳤다.

종별로는 종합전문요양기관이 40.98%, 종합병원 47.6%, 병원이 47.55%였다.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이 절반 가까이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는 것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56.10%로 2명 중 1명 이상에게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항생제 처방율 세계 1위

한편 우리나라는 항생제 사용률이 세계 1위이며 항생제 내성율도 상당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6월 EBS다큐프라임은 ‘감기’ 모의 환자를 의료기관 7곳에 보낸 결과, 2.2~10알의 약을 처방해주고 주사를 맞으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반면 미국·네덜란드·영국·독일 등의 병원에 모의환자를 보낸 결과 단 한 개의 약도 처방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약 좋아하는' 국내 의사들과 대조를 이루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병원 이안 폴 박사는 국내 병원에서 감기 환자에게 처방한 약을 보며 “내 딸에게 절대 이 약을 먹이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국내 의료계의 과도한 약물 처방을 비판하기도 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면 내성이 생겨 갈수록 강한 항생제를 써야 한다”며 “내성이 커지면 정작 항생제가 필요한 큰 병에 걸렸을 때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8년 1분기 종합전문요양기관
감기 등 급성 상기도 감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

이동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