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동근 기자] 1차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 연구팀은 치료저항성 조현병을 예측하는 생물학적 지표를 발굴하고자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현병 환자 중 치료저항성 환자 12명, 일차 치료제에 잘 반응하는 환자 12명, 건강자원자 12명, 총 세 개 그룹을 대상으로 DOPA PET 스캔(뇌 속의 시냅스 사이에 도파민을 생성하고 합성하는 정도를 측정)을 실시해 뇌로 들어오는 정보를 종합하고 운동을 관장하는 뇌 선조체 영역에서의 도파민 생성 정도를 측정했다.
연구결과 일차 치료제에 반응을 잘 하는 환자군에 비해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군에서 도파민 생성이 10% 이상 적었음을 확인했다.
두 군이 임상적으로는 같은 조현병 환자지만, 도파민이 방출되고 합성되는 양의 차이를 통해 조현병의 발병 기전에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참고로 조현병 환자 중 15~30%는 항정신병약물로 증상 호전되지 않아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로 분류된다. 이들은 클로자핀 치료제가 유일한 치료이지만 일차 항정신병약물에 반응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야 클로자핀 치료하도록 돼 있어 불필요한 치료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이 연구결과를 응용하면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를 바로 구분할 수 있어 클로자핀 치료가 가능하다.
김의태 교수는 “시냅스에서 도파민이 생성되는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치료저항성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임을 입증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를 신속히 파악해 클로자핀 투약을 처방하면 불필요한 일차 항정신병약물에 대한 노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기존에는 환자의 증상에 대한 임상적 소견을 통해 조현병을 진단하고 치료 방법을 제시했지만, 앞으로는 환자 특성에 맞춘 개별화·최적화된 치료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정신약리학’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김의태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2017년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수여하는 폴얀센 조현병 연구 학술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