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김은지 기자] 다수 제약사들이 의료기기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아직 작지만 인구 고령화 및 성형시술에 따른 수요 증가와 제약·바이오 분야와 비교해 개발 및 허가 기간이 짧다는 이유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11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5.2%에 달하며, 2015년에도 규모가 5조2656억원으로 전년(5조199억원) 대비 4.9%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BMI 에스피콤에 따르면 세계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2015년부터 연평균 6.1% 증가해 2020년 4358억원(약 512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 시대엔 이게 뜬다” 대웅 ‘인공관절’ … 동아ST ‘의료로봇’ 투자
고령화 시대에 맞춰 인공 뼈 개발과 재활 등의 의료기기 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한 회사들이 있다. 대웅제약과 동아에스티가 대표적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관계사인 CG바이오와 협력해 골 이식재와 3D 프린팅 의료기기 개발에 나섰다. CG바이오는 정형외과 및 치과 골 이식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2015년 327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2015년 기준 세계 인공관절 시장 규모는 약 1020억달러(약 119조원)로, 연평균 12.5% 성장했다. 국내시장 역시 2500억원 규모를 형성하며 연평균 12.9% 증가했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류마티스나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재활로봇’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보행 재활로봇 ‘모닝워크’ 등의 국내 판권 계약을 따낸 것이다. 이와 함께 환자이동 보조로봇, 종양 치료 로봇, 정형외과 수술 로봇 등의 판매도 담당한다.
회사 관계자는 “고령화를 대비해 의료기기사업부를 두고 인공관절 등을 유통하고 있다”며 “의료로봇으로 의료기기 사업의 판로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헬스케어 전문 조사기관인 '윈터그린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재활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 18억달러(한화 약 2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동국, 의원도 사용 가능 ‘이동형 CT’에 주력
병원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진단기기와 수술실 분야도 제약회사들의 주요 진출처다.
JW메디칼의 자회사인 JW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미국 힐롬(Hill-rom)사와 수술실 솔루션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으로 이 회사는 수술대, 무영등, 펜던트 등 수술실에서 필요한 다양한 장비와 소모품 등을 국내 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계약과 각 의료 현장의 요구에 맞는 마케팅 활동을 통해 연간 5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국제약은 지난해부터 CT(컴퓨터단층촬영) 전문회사 ‘나노포커스레이’와 이동형 CT 제품인 ‘파이온’의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판매 중이다. 파이온은 기존 CT 장비와 달리 이동이 가능한 의료용 제품으로 사지 관절 영상진단에 특화됐다.
이 제품은 이미 영상진단에 관한 급여를 인정받아 이번 달부터 정형외과의 사지 관절 분야 촬영과 진단에 쓰이고 있다. 200병상 이하 규모의 의료기관은 원칙적으로 CT를 설치할 수 없었지만 파이온은 200병상 미만 병원급 의료기관은 물론 소규모 의원급 의료기관도 활용할 수 있다.
동화약품, 특수 유착방지제 내세워 시장 진입
동화약품은 최근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그룹의 스페셜티케어사업 부문인 ‘젠자임코리아’와 심부체강창상피복재(유착방지제) ‘세프라필름(Seprafilm® Adhesion Barrier)’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고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생체흡수형 유착방지제인 세프라필름은 주로 복부, 골반, 흉부 수술시 유착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의료기기다. 동화약품은 이번 계약에 따라 올해부터 세프라필름의 국내 모든 유통과 영업, 마케팅을 맡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사업영역을 의료기기 시장으로까지 넓히겠다”고 말했다.
한독은 2015년 출범한 의료기기 R&D 자회사 한독칼로스메디칼을 통해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한독칼로스메디칼은 지난해 3월 의료기기품질경영시스템에 관한 국제규격인 ‘ISO 13485’인증을 받았으며, 지난 1월 개발 중인 저항성 고혈압 치료용 의료기기 ‘디넥스’의 ‘CE 마크’를 획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단계다. 신약 개발보다 진입 장벽이 낮고 수요가 많은 시장”이라며 “앞으로 제약사들의 투자가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