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현정석 기자] 건국대학교 김동은 교수(융합생명공학)와 건국대병원 안과 정혜원 교수(의학전문대학원 안과학 교실) 연구팀이 중장년층 이상 노인 실명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노년황반변성의 병리 기전을 밝혀냈다.
"케라틴8 변화가 실명 유발" … 망막 변성 막는 실험까지 성공
건국대 연구팀은 지난 2014년 황반변성 환자와 정상인의 눈의 각막과 홍채(수정체) 사이에 들어 있는 액체인 방수의 단백질 비교분석을 통해 ‘케라틴8’ 단백질 발현이 환반병성 환자에서 2배로 증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새로운 황반변성 질병 마커로 선정했다.
방수는 눈의 각막과 홍채 및 수정체 사이에 들어 있는 액체를 뜻한다. 케라틴8은 세포 내 중간 섬유 중 하나로써 상피세포에서 주로 발현되는 단백질이다. 세포의 골격 유지뿐만 아니라 세포 내 소기관의 위치와 형태를 잡아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연구팀은 케라틴8이 산화 스트레스에 노출된 망막색소상피세포를 ‘자가포식’(자기 살을 스스로 먹음)이라는 대사작용을 통해 세포 사멸로부터 보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산화 스트레스하의 망막색소상피세포에서 케라틴8의 발현량이 증가하고, 증가한 케라틴8이 자가포식작용 중에서도 자가포식소체와 리소좀의 융합단계를 원활히 도와준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어 산화 스트레스로 활성화된 MAPK1(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 1)에 의해 케라틴8이 인산화되고 핵 주변으로 재배열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러한 케라틴8의 변화가 망막색소상피세포의 상피세포성을 잃게 하고 간엽세포화를 유도하여 망막색소상피세포 고유의 시각기능을 잃게 하는 상피-중간엽변성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MAPK1의 억제제 투여로 망막색소상피세포와 황반변성 생쥐 모델의 망막조직 변성을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결과는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단서가 되는 동시에 케라틴8의 인산화라는 약물작용점을 이용해 망막색소상피의 변성을 막을 수 있는 약물 스크리닝에 적용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결과, 신약 개발에 활용 가능”
김동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약물작용점을 타겟으로 하고 기존 약물(항암제)을 활용하는 신약 재창출을 시험 중에 있다”며 “이러한 후속연구는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의 후보물질 발굴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향후 연구팀의 성과는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의 형태로 이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는 김동은, 정혜원 교수와 건국대 BK21플러스 사업 응용생명공학사업단 백아름(박사과정) 학생이 참여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과제명:노년황반변성의 치료를 위한 분자기전 탐색 및 치료용 의약품의 개발)으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는 의학과 세포 생물학 분야 학술지인 오토파지 저널 1월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