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GSK의 자궁경부암 백신 ‘서바릭스’(Cervarix)가 미국 자궁경부암 백신 시장에서 철수한다.
미국 GSK 관계자가 “최근 미국 내 서바릭스의 수요가 급격히 떨어져, 공급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피어스파마가 21일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당사의 백신은 시장에서 철수하지만, 소비자들은 타사의 자궁경부암 백신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다”며 “FDA로부터 승인받은 서바릭스의 안전성과 효용성은 아직 유효하며, 136개국에서 시판허가를 받고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GSK 코리아 관계자는 “완전한 철수는 아니고, 공급을 줄인 것 뿐”이라며 “중국 NIP(National Immunization Program, 국가 필수예방접종) 등에서 요청하는 물량이 많아 미국 내 공급보다 해외 공급을 우선시 하기로 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외 우선 공급을 우선시 한 사례로는 ‘박타주’(A형간염백신) 등이 있으며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서바릭스의 전 세계시장 매출은 8800만파운드(약 1219억원)였고, 이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300만파운드(약 41억56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반면 경쟁사인 미국머크(MSD) 가다실의 전 세계 매출은 19억달러(약 2조 1580억원)를 기록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남녀 HPV 예방 접종률은 각각 21%와 40%로, 미국 국립암센터와 기타 단체들은 HPV 백신을 ‘비참할 정도로 사용되지 않은’ 백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미국 보건사회복지부는 2020년에 남녀 접종률을 80%까지 목표로 하고 있어 GSK의 시장 철수와 맞물려 경쟁사인 미국머크(MSD)가 미국 내 국가필수예방접종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는 GSK의 서바릭스(2가)와 MSD의 가다실(4가·9가)이 국가필수예방접종 백신으로 지정된 가운데 9가 백신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감에 따라 4가와 2가 백신이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서바릭스와 가다실은 지난 6월 만 12세 여성청소년 대상 자궁경부암 국가예방접종사업에 도입돼 무료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서바릭스는 가다실에 비해 적은 HPV 혈청형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궁경부암의 발병원인의 약 70%를 차지하는 HPV 16.18형을 가지고 있어 예방효과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비해 가다실9는 기존 4가(HPV 6, 11, 16, 18형)에 HPV 31, 33, 45와 한국 여성에서 많이 발견되는 52, 58형을 추가해 HPV 백신중 가장 넓은 예방범위를 지니고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가다실9는 3회(최초접종일, 2개월, 6개월)에 거쳐 접종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지만, 2회 접종에 대해서는 허가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