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지난 광복절 한 국내 연예인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알리면서 전범기(욱일기) 사진을 올려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았다. 일본 위안부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이런 가운데 한 일본계 제약사가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제품과 동일한 제품을 해외에서 전범기를 이용해 마케팅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다케다제약은 태국에서 자사의 대표 비타민제 ‘아리나민 EX PLUS’를 판매·마케팅을 하면서 전범기를 사용하고 있다.
태국의 다수 의약품 판매 사이트와 SNS 등에 게재된 지난해 제품 출시 행사 사진들을 살펴보면, 행사는 아예 전범기를 배경으로 진행됐으며, 사회자의 큐카드(대본 등이 적힌 카드) 역시 표지에 전범기가 그려져 있다.
실제 현지 약국에서 판매 중인 제품으로 추정되는 사진에도, 제품 관련 SNS 등에도 전범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다케다제약이 해외에서 제품 판매 및 마케팅에 전범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아리나민 EX PLUS는 국내에서 ‘액티넘 EX PLUS’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유명 예능 방송에도 PPL 광고 형식으로 자주 등장하는 제품이어서 논란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한 대형 커뮤니티의 회원은 “휴가차 태국을 갔는데 (전범기를 사용한) TV 광고가 나와 깜짝 놀랐다”며 “정말 생활 깊숙이 교묘하게 바꿔서 들어와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한편,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며, 현 자위대의 군기이기도 하다. 종종 우리나라에서 ‘욱일승천기’로 잘못 사용되고 있는데, 이 말은 일본에서도 사용되지 않는 말로, 고사성어 욱일승천(旭日昇天)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 나치의 하켄크로이츠(Hakenkreuz)와 같이 전범기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 하켄크로이츠의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했던 것과는 달리, 일본은 종전 이후 잠시 동안만 사용하지 않았을 뿐 1952년 해상자위대와 육상자위대를 창설하면서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해상자위대는 군국주의의 깃발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육상자위대의 깃발은 줄기 수만 8줄기로 바꿨다.
일본 내에서는 욱일기를 전범기로 인식하지 못하고, 상품의 로고, 응원기, 대중문화 등에 아무런 규제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