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한 반대에도 “의료일원화 GO”
정부, 의·한 반대에도 “의료일원화 GO”
복지부 김강립 정책관 “타 부처까지 참여” … 의료계 “정책 설명회 수준” 지적도
  • 이우진 기자
  • 승인 2016.02.1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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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일원화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입니다.” … 김강립 보건복지부 보건의약정책관이 18일 열린 토론회에서 의료일원화를 정부 차원에서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와 한의계의 반대에도 의료일원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 김강립 보건의료정책관은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의료발전방안 정책토론회’에서 “더 이상 이 상황(의료이원화된 체계를)을 후배들에게 물려주지는 말자는 생각”이라며 “(의사와 한의사가) 각 직역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협업을 고민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라고 말했다.

김 정책관은 지난해 8월 의·한이 참여한 협의체에서 의료일원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으나, 양측의 의견차가 워낙 커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던 사례를 들며 “협의체를 다시 구성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협의체 논의는 어려워도 전문가단체와 연구기관, 학계와 시민단체 등과 함께 (의료일원화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수준의 의료통합을 위해 의과대학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교육부를 참여시키는 등의 ‘공식적 논의’로 확장시킬 것”이라며 “의료계와 의료를 책임질 모두가 참석해달라. 오늘의 (의료일원화) 논의가 제대로 된 정책으로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한의료계 모두 불참 … ‘정부 정책 설명회’ 수준 지적도

하지만 이날 토론회는 이해 당사자인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 대한한의학회가 이미 불참을 선언한 상황에서 치러진 반쪽짜리로 진행된 것이어서,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협은, 추무진 회장이 지난 13일 열린 ‘범의료계 토론회’에서 회원들의 요청으로 인해 “18일 토론회에 의협 측 대표를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이날 토론회에는 의료계 대표격으로 이원철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참여했다.

한의협 역시 18일 오전 논평을 통해 “의·한 간 전반의 학문적·제도적 교류를 거쳐 사회구성원 전반의 공감대가 형성된 뒤 추진돼야 한다”며 의료일원화 토론회 불참을 선언했다.

이날 참석한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일원화의 두 축(의협·한의협)이 불참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서 좋은 말이 나와도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정부가 의료일원화를 위해 일방적으로 토론회를 강행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18일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정부, 의료일원화와 한방 의료기기 사용 세트로 처리?

이날 토론회에서는 1년여간 이어져오고 있는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논란이 의료일원화와 맞물려 정부의 주도 아래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대한의학회가 또다른 의료일원화 추진 주체가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의협의 불참선언과 별도로 토론회에 참여한 대한의학회 이원철 부회장은 토론회에서 “타당한 근거가 없다면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반대한다”면서도 “의료일원화는 국민건강 증진과 방법론 차이로 접근해야 함에도 (현재 상황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과 떼어서 설명되지 못한다”는 주장을 내 눈길을 끌었다.

김강립 보건의료정책관은 토론 후 질의에서 “헌법재판소의 2013년 결정(한의사의 안압측정기, 자동안굴절검사기, 세극등현미경, 자동시야측정장비, 청력검사기 사용 허용)은 행정부로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의료기기 사용 문제 등에 근본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문제로 접근해왔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논의 결과가 실현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김강립 정책관의 발언을 두고 “복지부 관계자가 그런 말을 공적인 자리에서 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의료일원화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한묶음이라는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근본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문제’가 바로 의료일원화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의료일원화라는 문제도 의료계 내에서 반발이 심한데 이를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문제와 함께 처리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 의료계로서는 가만둘 수 없는 사안”이라며 “복지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좀 더 강력한 투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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