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를 이용한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시험을 돌연 중단했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일본 내 줄기세포 연구자들 사이에서 줄기세포 연구의 위험성 논쟁이 이어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은 최근 피부세포 유래 iPSC를 이용한 노인성 망막황반변성증 치료제의 2차 임상시험을 갑작스럽게 중단했다.
iPSC는 환자의 피부조직에서 얻어낸 세포에 여러 성장인자를 주입, 역분화해 미성숙한 줄기세포 상태로 만든 것을 가리킨다. 이 세포는 환자에 이식되기 전에 원하는 종류의 세포로 분화가 가능해 현재 국내에서도 연구가 활발하다.
이화학연구소는 지난해 9월 이 치료제를 첫 환자에게 투여해 일부 치료효과가 있음을 밝혀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두 번째 환자의 임상시험을 갑자기 멈추었다.
연구소는 “두 번째 임상시험 환자에게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했다”며 “환자 세포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6개의 돌연변이가 발견됐으며 이 중 3개의 유전자는 주입 후 제거된 유전자이고 나머지 3개는 발암유전자를 포함해 암 발생 위험성으로 실험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유전자 돌연변이는 기존 환자 피부세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iPSC 발생 단계 중 일어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소측은 설명했다.
연구소 다카하시 박사는 이와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 조절방법을 알아낸 후 돌연변이가 없는 건강하고 젊은 기증자의 피부세포를 이용해 5명의 환자에게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내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실험 중단을 놓고 단순한 실수냐 혹은 줄기세포 연구의 새로운 문제점이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iPSC 제작기술을 만든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이번 실험 중단은) 원래 환자 피부세포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감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iPSC를 유도하려다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발암의 위험성은 지극히 낮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본 내 연구자 중 일부는 iPSC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연변이 발견은 향후 줄기세포 연구에 부정적인 측면을 생각할 때 염두에 둬야 하는 부분이며, 아직 연구가 미성숙함에도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회지 등에 소개된 후 줄기세포 치료제 분야의 위험성에 관한 논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이미 국내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줄기세포치료제(하티셀그램-AMI, 카티스텔, 큐피스텔, 뉴로타나-알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