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농증(만성 부비동염)에 걸리면 생기는 콧속 물혹을 치료하는 약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축농증은 전체 인구의 약 15~20%에서 관찰되는 가장 흔한 만성 질환 이다. 축농증이 오래되면 코 속에 물혹이 생기는데 심한 코 막힘이나 악취, 농성 콧물로 큰 불편을 겪는다.
문제는 축농증이 만성화될 경우 약물 치료에 반응을 잘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술을 하더라도 재발이 잦다는 점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대우 교수 연구팀은 코 상피세포의 염증을 억제하는 ‘SIRT1’ 단백질을 발현시켜 콧속 물혹을 획기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축농증 환자는 코 상피세포에서 발현되는 SIRT1이 소실돼 콧속 물혹이 발생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SIRT1의 발현을 돕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을 정상인(8명)·콧속 물혹이 없는 축농증 환자(12명), 물혹이 있는 축농증 환자(21명)에게 뿌려 SIRT1의 발현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콧속 상피세포 100개 중 SIRT1 발현 세포가 일반 그룹은 20개, 물혹 미발현 축농증 그룹은 45개, 물혹 발현 축농증 그룹은 20개 미만으로 나타났다. 즉 SIRT1이 단순 축농증에서는 증가해 과도한 염증을 막아주지만, SIRT1이 없어지면 콧속 물혹이 생긴다는 것이다.
또 동물실험 결과에서도 물혹이 많은 생쥐에 레스베라트롤을 투여한 결과 물혹이 8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신 투여가 아닌 콧속을 통한 약물 투여만으로 물혹의 감소 효과를 봤는 점에서 향후 전신 부작용이 적은 안전한 치료법의 개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링크)는 알레르기 분야 학술지인 ‘알레르기·임상면역학 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