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와 소통하면 환자도 좋습니다”
“개원가와 소통하면 환자도 좋습니다”
강동경희대병원 강자헌 진료협력센터장 … “소통으로 ‘감동병원’ 만들것”
  • 이우진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5.05.0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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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 3구(강동·송파·광진)는 병원계에서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손꼽힌다. 이미 자리잡은 개원의와 새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젊은 의사, 여타 지역에 비해 많게는 서너 배 많은 전문병원이 한데 엉켜있는 지역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개원의들은 ‘강동 지역에 의원을 개설하는 일 자체가 모험’이라고 말한다. 자연히 ‘의뢰-되의뢰’라는 체계가 무너지기 쉬운 구조다.

지역 내 대형병원들은 이같은 상황에 ‘소통’이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개원의들과 직접 소통하고 원하는 것을 내주며 서로 함께 가는 상생의 방식을 택한 것이다.

강자헌 강동경희대병원 진료협력센터장은 이런 노력이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넘어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의료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의사다. 헬스코리아뉴스는 강 센터장을 만나 지역 개원가와의 상생 방안을 들어보았다. 

▲ 먼저 병원이 현재 개원의들에게 취하고 있는 ‘상생’ 방안이 무엇인지를 듣고 싶다.

▲ 강자헌 강동경희대병원 진료협력센터장

“저희 센터가 택한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특성화된 간담회입니다. 지역의사회에 직접 찾아가거나 간담회 등을 개최해 의견을 들어보고 긴밀한 협조를 구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의사회를 제외한(의사회에 속해있지 않은) 개원의들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을 1:1로 찾아가면 의사회에서 담지 못하는 개개인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의뢰-되의뢰 관계뿐만 아니라 원무나 행정, 간호, 감염 관리, QI(의료 질관리) 등의 교육도 진행해 개원가들이 필요한 것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핫라인’ 제도입니다. 다른 병원도 하고 있습니다만 각 진료과별 핫라인 방식을 구축해 환자가 이송단계에서부터 접수, 진료, 수술에 이르는 모든 절차를 최대한 빨리 끝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어떻게 보시면 다른 병원도 하고 있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무엇보다 ‘실제적인’ 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뒀습니다. 개원의 분들이 원하는 것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에 집중해야 의료전달체계뿐만 아니라 환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개원의들을 위한 교육은 올해 하반기부터 더욱 중점적으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 그렇다면 의뢰-되의뢰 관계 형성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최근 병·의원들의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보니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를 보내거나 다시 전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사실 저희가 개원가들에게 가장 노력하는 부분 중 하나가 ‘되의뢰’ 문제입니다. 아시다시피 강동 지역은 서울 내 타 지역에 비해 전문병원의 수가 정말 많습니다. 그것이 좋다 아니다를 따지기 전에 현재 의료환경이 매우 치열하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죠. 저도 그런 것들을 감안해 장기입원이 필요한 환자는 최대한 빨리 되의뢰할 수 있도록 합니다. 환자 분들도 자신이 사는 지역 내에서 치료를 받는 걸 원하시니까요.”

▲ 아까 잠깐 언급된 것이 ‘개원의들의 개인적 의견’이라고 하셨는데, 그 중 불만사항으로 많이 나오는 것들은 무엇인지.

“어느 곳이나 다 그렇겠습니다만, 간담회나 1:1 자리에서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말로 인한 오해’일 것입니다. 개원의가 저희 병원에 환자를 의뢰했는데 ‘안좋은 기기로 검사를 했다’느니 ‘왜 이렇게 환자가 늦게 왔냐’는 이야기가 나오면 신뢰 자체가 확 꺾이죠. 그로 인해 깨지는 신뢰는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아까 지역 의사회에 갔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사실 좋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만 1:1로 개원가를 방문하면 다른 의견들이 나오지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타 병원에 비해 ‘이 병원이 인간적’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다른 질문을 해보겠다. 아까 듣기로는 의사회에 속하지 않은 개원의들이 제법 많다고 들었는데, 거기에 대한 설명을 더 듣고 싶다.

“제가 얼마전 들은 바로는 현재 지역 의사회의 30% 이상이 의사회에 가입이 안돼 있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으로 파악됩니다.

아주 예전 이야기지만, 소아과 개원의가 인기 있던 때에는 반경 2km 안에서는 소아과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때가 있습니다. 다 선·후배 관계다 보니 의사들의 조언도 있었고, 선배 의사에게 허락을 받아야 했던 것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으면 개원 자체를 할 수가 없으니까요. 이게 제가 생각하는 하나의 이유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의료계 경쟁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의 개·폐업을 개원의 스스로가 정할 수 없는 탓으로 보여집니다. 가령 개원후 1~2년 정도 후에 폐업하는 경우도 있겠지요. 이 경우 언제 폐업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의사회에 가입하고 선배 의사들에게 인사하고 이럴만한 여유가 없을 정도로 현재의 의료계 상황이 각박하다는 데 있지요.

그런데 개원의들의 경쟁은 단순히 의사들의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이게 국민들이 짊어져야 할 사회적 부담이 될 수 있거든요. 즉 경쟁이 사회적 부담이 되기 전에 우리 병원이 지원과 도움, 소통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개원가와의 소통은 환자 감동을 가져다 줄 겁니다” … 강 센터장은 지역 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이 환자들의 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그럼 ‘강동’이라는 지역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사실 강동 지역은 전문병원도 많고 경쟁이 매우 치열한 곳으로 보인다. 병원에서 바라보는 개원가 혹은 환자의 특성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저는 일단 환자 분들을 ‘선하다’는 말로 표현합니다. 타 병원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지만, 그 때와 비교해보면 전 병원에서 환자에게 ‘이 검사를 왜 하느냐’ 하는 등의 말을 들은 적이 거의 없거든요. 서울 지역 중에서도 강동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한 일이죠.

물론 개원가 사이의 경쟁은 치열합니다. 근처 개원가의 70% 정도는 오래 진료를 해오신 분들이고 30% 정도가 신규로 진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30%에 해당하는 분 중 많은 의사들이 건강검진 등을 통해 병원을 운영하신다는 말도 들었죠.

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강동 지역의 개원의들의 진료 성향은 열려 있다고 보는 편이 바람직할 듯 합니다. 실제로 저희 병원이 곧 10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구 의사회 등을 찾아가면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하시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점이 지역 의사분들의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역 개원의들과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일단 우리 병원이 지역적 특성을 수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희가 도움을 주고 또 받는 구조가 되어야 개원가들과 대형병원이 서로 상생하며 살아나갈 수 있다는 것이죠. 지금보다도 더 지역 의사분들과의 소통, 지원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또 지역 의사분들과의 소통이 결과적으로 환자분들의 치료 편의에 큰 역할이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올해 저희 병원이 내놓은 키워드가 ‘감동경희대병원’인 만큼 더욱 노력해서 지역 주민들께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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