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기대의원총회 무슨 일 있었나?
의협 정기대의원총회 무슨 일 있었나?
파격적 회장 취임식 … 손에 땀 쥐는 의장 선거 … 회비 납부 저조, 재정위기 우려 목소리
  • 이우진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5.04.26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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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26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개최한 ‘제67회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가 막을 내렸다. 이날 총회에서는 추무진 의협 회장의 이례적 취임식과 ‘손에 땀을 쥐는’ 대의원회 의장 투표 등 다양한 일이 벌어졌다.

총회 표정을 정리했다. 

# 추무진 회장, 총회에서 취임식 열어 … 의장 선거, 연장전까지 = 이날 행사에서 우선 눈길을 끈 부분은 추무진 의협 회장의 취임식이었다. 추 회장은 별도로 진행하던 과거의 의협 회장 취임식과 달리,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취임식을 가져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추무진 회장이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앞으로의 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추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비록 반대편이라고 해도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갈등을 봉합한 후 단결하라는 것이 부족한 나를 다시 뽑아준 회원들의 뜻이자 준엄한 요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정치적 논리로 미래의 의사 양성 문제가 좌우되지 않도록 관련 단체들과 협력해 의사들이 절망이 아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동전 던지기라도 해야 하나?” = 사상 최초로 ‘연장전’까지 치른 제28대 신임 대의원회 의장 선거는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번 의장 선거에는 김남호·김인호·이창·임수흠·최장락 후보가 출마해 경합을 벌였다. 1차 투표에서는 임수흠·이창 후보가 1·2위를 획득했다. 하지만 투표 규정상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2차 투표를 실시했는데, 역시 유효 222표 중 111표를 나눠갖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진행된 3차 투표에서 임 후보는 가까스로 당선의 영예를 쥐었다.

3차 투표는 총 유효 220표 중 임수흠 후보가 111표, 이창 후보는 109표를 얻었다. 단지 두 표차로 운명이 갈린 셈이다. 

오죽하면 변영우 대의원회 의장이 3차 투표를 앞두고 “또 동점을 획득하면 동전뒤집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농담을 할 정도로 두 후보의 지지세는 ‘막상막하’였다.

▲ 대의원들이 의장선거 투표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이번엔 누굴 찍지?” … 한 대의원이 의장 투표를 위해 기표소에 입장하고 있다.
▲ 임수흠 의장과 변영우 전 의장이 이취임식에서 대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한편, 추무진 회장은 대의원회 의장 투표 직후 의협 부회장단을 발표했다. 지난 집행부에서 상근부회장을 맡았던 강창희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변태섭 울산시의사회장, 조원일 충청북도의사회장, 김주형 전라북도의사회장, 이원철 가톨릭대 예방의학과 교수, 김봉옥 충남대병원장이 선임됐다.

대의원회 부의장에는 김영완 충청남도의사회 의장, 권건영 계명의대 교수, 신민호 서울시의사회 의장, 이철호 전 의협 부회장이 당선됐고 감사에는 김세헌 현 의협 감사, 유혜영 전 의협 재무이사, 이원우 부산시의사회 의장, 정능수 전 경상북도의사회 회장이 뽑혔다.

# 10년새 회비 납부 20% 감소 …‘자본잠식’ 수준 = 이날 총회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회원들의 회비 미납으로 인한 재정 압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회무 감사를 발표한 장성구 감사는 “회비 납부 저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10년 사이에 회비 납부율이 80%에서 59.9%로 줄어들었다”며 “4~5년 후에는 의협에 심각한 재정적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의협의 최근 3년간 회비 납부율은 2012년 65%, 2013년 68%, 2014년 59.9%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회비로 충당하기 어려운 지출이 늘면서 고유사업만 놓고 봤을 때 2012년 13억원, 2013년 7800만원, 2014년 2억2000만원 가량의 적자를 봤다. 

더욱이 고유 기금 총계는 2억8000만원이 마이너스 상태. 이는 일반 기업으로 놓고 보면 자본 잠식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2018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퇴직연금에 대비해 충당금 약 46억원을 마련해야 함에도 적립금은 10억원 정도에 불과해 이르면 3년에서 5년 후에는 의협이 상상을 초월하는 재정적 압박을 겪게 될 것이라고 장 감사는 지적했다.

장 감사는 “회무집행에 있어 한시적 임기에도 적극적·능동적으로 대처해 선급 법인세 환수, 퇴직 충당금 현실화, 회계 정리 정상화 등 38대 집행부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의협의 최우선 과제를 재정적 안정으로 삼고 퇴직연금에 대비한 충당금을 2~3년 안에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의료광고심의위원회 회계를 분리하는 등의 결합재무제표 작성 변경 ▲퇴직금 적립비율 확대 방안 마련 ▲사업비·관리비·변동비·고정비 등 비용의 특성 및 분류에 따른 새 예산집행기준 설정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등의 세부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회원투표·KMA Policy 대의원회 통과 못해 = 일부 대의원이 주장하던 회원 투표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KMA Polcy’는 대의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먼저 회원투표제 도입건은 총회에서 단순히 통과하기보다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분과위원회(법안 및 정관 위원회) 내부 의견에 따라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따라서 회원투표는 검토 후 내년 총회에서 재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의협의 관련 정책을 대의원총회 결의를 거쳐 발표하는 내용의 ‘KMA Policy’ 역시 분과위를 통과했음에도 정족수(전체 대의원의 2/3 이상)가 모자라 처리되지 못했다.

이 밖에 ▲부회장을 7명에서 9명으로 확대 ▲ 부의장을 4명에서 5명으로 확대 ▲ 회장의 부회장 직접 임명 등이 담긴 정관개정안 역시 정족수 미달로 논의하지 못했다.

# 올해 의협 추진 사업은? = 한편 오후 회의에서는 올해 의협이 추진 혹은 본회의에 상정할 사업 내용이 공개됐다.

먼저 올해 고유 사업 97억원, 의료정책연구소 예산 31억원 등 올해 예산안을 273억3700만원으로 확정, 집행하기로 했다.

또 한방특별위원장이 필요시 10% 한도 내에서 한방대책기금을 선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의협 직원의 임금 피크제와 더불어 조직진단 내 경영평가 등 경영 효율화 방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리고 당초 한국의사 100년 재단에 출자하기로 했던 기금 5억원 중 아직 지급하지 못한 3억원을 예비 예산으로 처리하고 선거관리규정 내 외국 국적 의사의 피선거권 명문화 등은 본회의를 통과,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급여기준을 급여청구 프로그램에 즉시 적용하는 방안 ▲ 건강검진 TF 구성 ▲온라인 연수교육 ▲의료전달체계 확립 및 정부 보건의료정책 저지 방안 등은 집행부에 위임됐다.

# 원격의료 비대위 두고 ‘시끌’ = 이번 정기총회에서 일부 대의원은 작년 구성된 ‘원격의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감사보고서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비대위에 참가했던 한 전라북도 대의원은 “비대위의 감사보고서에 비대위를 능멸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하느냐”며 보고서 내 비대위 관련 내용이 총회를 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대의원은 “비대위 감사 당시까지 집행부에서 운영 자금을 주지 않았다. 예산 지출이 안된 상태에서 감사가 진행된 것”이라며 “열심히 노력했는데 이런 감사보고서를 채택해야 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감사를 진행하던 김세헌 감사가 어느날 공문을 가지고 와서 비대위 자료를 가져갔는데, 보니까 추후 공문 접수를 하더라. 게다가 해당 공문을 가져가기까지 해 감사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감사는 “이미 해당 사항이 집행부에 통보됐고 감사날짜나 서류를 개인적으로 행사한 바 없다”며 “감사는 규정에 따라 진행됐고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반문했다.

집행부도 “비대위의 활동 자금이 감사 시점인 2014년 5월30일까지 지급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증거를 제시해줬으면 한다”고 밝히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이었던 이정근 대의원이 나서 “감사 당시까지 회의 거마비 외에는 전혀 지급받은 바가 없다. 또 비대위가 해산한 뒤 새로 만들어진 보건기요틴 비대위에서 일부 비용이 차감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문하며 논란은 커지는 듯했다.

결국 변영우 대의원회 의장이 나서 사태를 수습하며 상황은 진정됐지만, 일부 대의원들은 분과 회의 전 장외에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 노환규 회장 복권 주장 나와규제기요틴 반대 결의문 채택 = 더불어 5년 동안 회무참여 권한을 박탈당한 노환규 전 회장의 복권 주장도 나왔다.

의협 회장 직무대행을 맡은 바 있는 김경수 대의원은 “노환규 전 회장의 복권을 긴급 동의안으로 제출한다”며 “굳이 긴급동의가 아니더라도 대의원들께서 아량 넓게 선처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 대의원의 발언에 대의원들은 박수를 보냈고 임수흠 의장도 “내용이 복잡해 지금 논의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집행부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게 옳은 듯싶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대의원들이 규제기요틴 저지를 위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는 보건의료 규제기요틴 정책에 발표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결의문에 담긴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정부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불합리한 ‘보건의료 규제기요틴 정책’을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2. 정부는 국민건강을 위한 잘못된 의료제도와 건강보험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 나서 줄 것을 요구한다.

3. 전국 11만 의사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그 어떠한 제도와 정책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4. 의협 대의원 일동은 국민들로부터 인정받는 전문가로서의 의사상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임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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