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인간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다.
그런데 이번에는 흡연이 사고, 언어, 정보처리, 기억 등 뇌의 고등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을 얇게 만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영국 에든버러대학과 캐나다 맥길대학 연구팀은 대뇌피질은 나이를 먹으면서 두께가 조금씩 얇아지지만 담배를 피우면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는 연구결과를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했다.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과거 피우다 끊었거나 전혀 피운 일이 없는 남성 224명과 여성 260명(전체 평균연령 73세)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스코틀랜드 정신건강조사(Scottish Mental Survey)와 자기공명영상(MRI) 뇌조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전에 피우다 끊은 사람은 평생 담배를 입에 대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뇌피질의 많은 부분이 더 얇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담배를 피우다 끊은 사람은 담배를 끊은 기간에 따라 대뇌피질의 두께가 부분적으로 회복됐으나 회복속도는 매우 느리고 불완전했다.
과거 담배를 많이 피웠던 사람은 담배를 끊은지 25년이 넘었는데도 대뇌피질의 두께가 여전히 얇았다.
그러나 담배를 끊은지 오래된 사람일수록 끊은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뇌피질의 두께가 두꺼웠다.
연구를 주도한 에든버러대학 이언 디어리 박사는 “전체적인 결과는 흡연이 대뇌피질의 두께가 얇아지는 자연적인 속도를 재촉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뇌피질이 얇아지면 뇌의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대뇌는 신경세포체로 구성된 겉 부분인 피질과 신경세포를 서로 연결하는 신경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수질로 이루어져 있다. 피질은 회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이라고 불린다.
그런가하면 최근 한 연구에서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 위험 질환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암학회(ACS)를 비롯한 여러대학 연구팀이 55세 이상 미국인 100만명이 참가하는 5개 대규모 건강조사 자료를 종합분석한 결과다.
이 연구결과를 보면, 흡연을 할 경우 지금까지 알려진 21가지 질환 외에도 신부전, 감염, 간경화 등 다른 추가적인 질병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흡연으로 인해 사망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질환은 폐암을 비롯한 12종류의 암, 6종류의 심혈관질환 등 모두 21가지였다.
그러나 흡연은 이 밖에도 신부전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2배, 감염에 의한 사망위험을 2.3배, 간경변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3.1배 각각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금까지 흡연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일부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도 2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위장관이 혈류감소로 손상되는 장허혈(腸虛血: intestinal ischemia)로 인한 사망위험은 무려 6배나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