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사망자 한해 평균 16명
마취 사망자 한해 평균 16명
수면마취 사고 77% 사망으로 이어져 … 프로포폴 사고 가장 많아
  • 임도이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5.02.05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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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병·의원에서 수술 등으로 인한 마취 관련 사망자가 한해 평균 16명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덕경 교수팀은 2009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5년간 국내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마취 관련 의료분쟁 중 대한마취통증의학회가 자문한 105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국내 의료기관의 마취사고 관련 통계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조사결과, 이 기간 마취관련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는 105명으로 이중 28.1%인 82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환자들도 영구적인 장애를 입었다. 마취사고 환자들은 비교적 젊은 60세 이하가 82.9%에 달했으며, 미국마취과학회 기준 신체등급지수 1 또는 2의 건강한 환자가 90.5%였다. 환자 대부분이 사고 전 건강했지만, 마취주사를 맞은 뒤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는 얘기다. 

마취통증의학회는 “전체 105건의 마취 의료사고 가운데 42.9%는 표준적인 마취관리만 했더라도 예방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 사진은 특정기사와 무관함.

세부적인 마취사고 원인으로는 호흡기 관련 질환 53.3%, 급성심근경색 등의 심혈관계 질환 29.3%로 각각 집계됐다. 마취 사고를 형태별로 보면 전신마취가 50건(47.6%)으로 가장 많았지만, 일반인들에게 전신마취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는 수면마취(진정)도 39건(37.1%)이나 됐다.

이 중에는 수면마취제의 과용량 주사로 인한 기도폐쇄 또는 호흡부전이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수면마취사고 39건 중 30건(76.9%)에서 사망으로 이어졌는데, 이는 전신마취사고의 사망률 82%(50건 중 41건)와 비교할 때 비슷한 정도의 ‘상해 위험도’다.

#. 수면마취 사고 92% 환자담당 의사 직접 주사 때 발생 = 수면마취사고의 92.3%(36건)는 환자의 치료와 진단을 담당하는 의사가 직접 수면마취제를 주사한 경우에 발생했다. 수면마취와 환자 감시를 담당하는 별도의 의료진 없이 비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수면마취를 한 것은 시술과 무관한 독립적인 수면마취 전담 의료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임상지침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수면마취사고에 사용된 약물은 마약과 같은 환각효과가 있고 중독성이 강한 ‘프로포폴’이 89.7%(35건)로 가장 많았다. 이는 미다졸람과 같은 전통적인 수면마취제에 비해 프로포폴이 호흡억제를 더 심하게 유발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사례라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부분의 사고 의료기관에서는 수면마취가 부적절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마취 전 환자 평가기록이 없는 경우가 92.3%에 달했고, 98.7%에선 수면마취에 대한 기록지도 없었다. 또 6건(15.4%)의 수면마취사고는 수면마취 중 환자 감시 장치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으며, 24건(61.5%)에서는 수면마취 중 보조적인 산소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프로포폴 등의 수면마취에 대한 규제를 전신마취 수준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하고 보건복지부와 협의중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 2월호에 발표됐다.

#. 마취관련 사고, 미용성형 개원가에서 많아 = 한편, 마취 관련 사고는 대형병원보다 미용이나 성형수술을 위주로 하는 소규모 개원가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최근 경기도 부천의 한 외과ㅣ원에서는 하복부 수술을 위해 하반신 마취 주사를 맞은 40대 여교사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조사 결과, 병원 측은 수술 전 환자에게 한 차례 하반신용 척추 마취제를 주입했으나 마취가 제대로 되지 않자 추가 마취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마취 의료사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마취과 전문의가 직접 수술을 하는지 알아보고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의 경우 마취과 전문의는 반드시 계속해서 상주하는지 사전에 체크해야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에서 주로 이뤄지는 얼굴은 복부나 팔다리 수술과 달리 마취를 하는 호흡기 부분과 수술부위가 근접해 있어 수술의 안전성이 마취의 안전성과 직결된다.

환자의 전신 상태는 물론 수술 부위의 부기나 수술 시간에 따라서도 마취의 안전성이 달라진다. 따라서 마취과 전문의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머리나 안면 부위의 마취에 경험이 많아야 한다.

또 대부분의 마취관련 문제는 수술 시작이나 종료 직후에 발생하는 만큼 수술 전후 환자의 호흡상태, 수술에 따른 전신변화 등을 면밀하게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톨릭의대 홍성진 교수(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흔히 환자들은 전신마취는 무서워하면서도 수면마취라고 하면 가볍게 넘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사고가 잦은 프로포폴을 주사한다면 마취과 전문의가 직접 주사하는지, 잠든 동안 수술 의사 외에 돌봐주는 의료진이 누구인지, 감시장치는 어떤게 있는지 등도 살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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