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의과대학이 국내 대학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외과 전공의들의 근로시간을 ‘주당 80시간’으로 보장하기로 해 이목을 끌고 있다. 가톨릭의대측의 이번 조치는 다른 대학병원으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사장 염수정 추기경)은 최근 서울 서초동 법인 성당에서 법인 박신언 상임이사(몬시뇰)와 강무일 가톨릭중앙의료원장, 박조현 가톨릭의대 외과 주임교수, 100여명의 외과 의료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내용의 외과 살리기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비전 선포식에서 박조현 주임 교수는 ▲ 주당 80시간 근무 보장 ▲ 근무 대체인력 확보 ▲ 4년차 전공의 전원 해외연수 ▲ 내시경초음파실 파견 근무 ▲ 인센티브 제공 등 파격적인 근로 조건을 내세웠다.
박 주임교수는 “전공의 확보를 위한 최상의 수련과 맞춤형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수련과정에서 복지혜택을 늘리겠다”면서 “이미 법인과 의료원 등의 지원 약속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또 “전공의를 단순 진료인력으로만 보지 않고 피교육자로서 정당하게 대우할 것”이라며 “의료원 산하병원뿐 아니라 동문, 협력병원과 협의해 전공의들의 수련 이후 진로를 적극 보장하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가톨릭의대가 이처럼 외과 전공의 지원자들에게 파격적 대우를 선언하고 나선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외과가 이른바 3D 업종으로 불릴 만큼 어렵고, 위험하면서도 보상은 미흡한 진료과로 분류돼 전공의들의 지원율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톨릭의대는 산하 8개 부속병원에서 매년 20여명 안팎의 외과 전공의를 선발하지만, 2006년 한해를 제외하고 이후 9년 동안 정원을 한번도 채우지 못했다.
이런 현상은 다른 대학병원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방 대학병원의 경우 외과 전공의를 단 1명도 확보하지 못한 병원도 많았다.
전공의 부족은 일선에서 수술을 담당해야 할 전문의 부족현상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환자안전에도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수가인상이나 전공의 발전기금 등 여러 대안이 제시됐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가톨릭의대의 이번 전공의 살리기 지원 정책이 향후 전공의들의 근로조건 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