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를 하루에 10잔 정도씩 꾸준히 마시면 암 발생 시기를 최대 7년 이상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사이타마 암연구소 히로타 후지키 전 소장은 13일 서울대학교 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암예방학회(회장 서영준 교수) 국제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후지키 박사는 녹차의 암예방 효능 및 메커니즘 연구 분야의 석학으로 꼽힌다.
그는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장기간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루 10잔(1잔에 120㎖ 용량)의 녹차를 10년간 마신 남성들의 경우 평균 7.3년 동안 암발생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또 여성에서는 이런 효과가 평균 3.2년 동안 관찰됐다.
후지키 박사는 이 역학조사가 하루 10잔의 녹차로 정해진 데 대해 “녹차 10잔에 함유된 카테킨 양은 일반인의 경우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최소 유효량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후지키 박사는 2008년에 이뤄진 임상연구를 언급하며, “대장 용종 절제술을 받은 대장암 환자들에게 1.5g의 녹차추출물을 매일 1년 동안 복용시킨 결과 대장선종의 재발률이 대조군보다 51.6% 줄었다”고 소개했다.
뿐만아니라, 녹차는 기존 항염증제나 항암제와 함께 병용 투여할 경우 종양의 성장 억제에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후지키 박사는 “대장암 유발 쥐에 녹차추출물과 항염증제 설린닥(sulinduc)을 병용 투여한 결과 대장암 발생이 현저히 억제됐고, 인체 폐암 세포주 실험에서는 한 가지만 투여했을 때보다 암세포의 사멸이 약 8.6배나 증가했다”며 “이는 녹차의 카테킨이 정상인의 암예방은 물론 암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효능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준 대한암예방학회 회장(서울대 약대 교수)은 “녹차의 항암효과는 여러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며 “암 예방을 위해서는 녹차처럼 몸에 좋은 차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좋겠지만, 한가지 방식에 의존하기보다 식생활습관 전반을 올바른 방향으로 길들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1996년 창립된 대한암예방학회는 의학, 약학, 체육학, 생화학, 식품영양학, 독성학, 사회과학 등 여러 분야의 암예방 연구 관련 학자들로 구성된 학술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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