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R(의약품안심서비스·Drug Utilization Review) 의무화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의사와 약사의 절반 이상은 DUR에서 금기라는 용어에 대해 불편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약품안전연구원(안전원)이 지난 5월 23일부터 8월 11일까지 전국의 의사 503명과 약사 617명 등 총 112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9.8%(670명)가 ‘금기’라는 용어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기 등급의 세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의·약사는 전체의 74.8%(838명)에 달했다.
DUR은 처방∙조제 시 주의해야하는 의약품 안전성과 관련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부적절한 약물사용을 사전에 점검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병용금기, 임신부금기, 연령금기로 나눠 주의해야 하는 의약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중 임신부금기의 경우에만 원칙적으로 사용을 금지하지만 꼭 투여해야 하는 경우 사유를 기재하고 투여할 수 있는 1등급과 정보만을 제공하는 2등급으로 나뉘어있고, 나머지 금기에는 등급이 없다.
연세대학교 소아청소년과 박민수 교수는 “현재 DUR의 연령금기는 실제로 소아가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의약품이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을 때, 소아 임상 실험을 거치지 못한 것이 많다”라며 “연령금기를 지킬 것을 의무화 할 경우 소아과에서 진료를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민수 교수의 지적대로 전문가들은 연령금기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를 DUR 범주별로 비교한 결과, 연령금기가 유용하다고 생각한 비율은 6%로 가장 유용하다고 생각한 병용금기(58.3%)의 9분의 1수준이었다.
박 교수는 “금기라고 하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 이라는 인상이 강해서 (DUR)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금기를 어겨야 진료를 할 수 있는 부분의 개선이 먼저다”며 “아니라면 등급을 세분화해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등급과 그렇지 않은 등급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의·약사는 DUR정보에 대해 유용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정보를 이용해 약물을 변경하는데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원의 설문결과, DUR 정보에 대한 만족도는 의사 62%, 약사 72%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 정보를 활용해 약물을 변경한 경우는 33%에 불과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