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혈액에서 세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패혈증이나 다른 치명적 감염증에 걸린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자석장치를 개발했다. 아직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 성공했지만, 임상시험으로 효과가 검증될 경우 에볼라나 에이즈 같은 치명적 혈액감염 질환의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버드 대학 위스(Wyss) 연구소 도널드 잉버 교수팀은 14일(현지시간) 의학전문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린 논문에서 “유전공학 기술로 만든 인간 혈액단백질인 ‘MBL’을 자성을 가진 나노입자에 붙여 인체의 비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장치를 개발했다”며 “이 바이오 비장이 피 속에서 병원균과 독소에 달라붙는 MBL을 자석으로 끄집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패혈증 치료를 위해 이 장치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는데, 패혈증은 연간 1800만명이 걸리는 혈액 감염증으로, 치사율이 30~50%에 이른다.
MBL 단백질은 특히 에볼라 바이러스와의 결합력이 강하기 때문에 이 장치가 앞으로 에볼라 환자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아니라, 이 단백질은 마버그와 에이즈 바이러스에도 달라붙는 성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에볼라 외에 다른 여러 바이러스도 혈액에서 걸러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하지만 아직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만 이러한 효과가 입증돼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연구논문의 공동 저자인 잉버 교수는 “개발중인 바이오 비장이 인체에 안전한 것으로 판명 나면 전염병 환자들을 이 장치로 치료해 혈액에서 광범위한 병원체와 괴사한 조직, 독소 등을 빠르게 없애 깨끗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큰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시험을 거쳐 이 치료법의 사용 승인을 공식 요청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