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UAE병원 위탁 운영 문제 있나?
서울대병원, UAE병원 위탁 운영 문제 있나?
노조 “의료진 부족, 의료질 저하”, 병원 “문제 안돼” … 노·사 새로운 갈등 추가
  • 이우진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4.08.2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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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서울대병원노조)가 27일 3차 파업을 앞둔 가운데, 서울대학교병원이 위탁·운영하기로 한 아랍에미리트 왕립칼리파병원(UAE병원) 파견과 관련, 노·사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병원노조는 파견의료진이 근로조건에 대해 전혀 들은 바도 없을뿐더러 서울대병원 내부의 인력수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서울대병원은 미미한 수준의 인력 파견으로 병원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노조 “UAE병원 지원자 몰려 보도는 거짓 … 병원 복직 조항도 없어”

서울대병원노조는 칼리파병원으로 인해 생길 문제가 심각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UAE병원 인력 파견 문제는 병원에서 천천히 준비해야 하는 일임에도 너무 급하게 처리됐다”며 “인력파견과 관련한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칼리파 병원이 파견지원자가 몰린다’는 내용은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다”며 “칼리파 병원에 가는 의료인력은 자신의 근로조건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파견된 의료인이 문제가 생겼을 때, 다시 병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 조항도 아직 갖춰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파견 의료진, 근로조건 전혀 몰라 … 파견자 부족하자 정년퇴임 직원 다시 채용”

노조에 따르면, 현재 UAE병원으로 파견됐거나 파견이 예정된 의료진은 자신이 정확히 어느 만큼의 급여를 받는지 혹은 질병 등이 발생했을 때 병원에 복귀할 수 있을지, 주거지는 어디며 자녀 교육환경은 어떤지 등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파견 후에도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 또한 파견 지원자가 부족해 이미 정년퇴임을 한 직원을 다시 채용해 파견한 경우도 있으며, 일부 과는 수간호사 등이 공석으로 남아있다.

또한 병원이 ‘의료공백은 전부 의료·간호행위에 능숙한 정규직원으로 채우겠다’고 밝혔음에도 공석을 제대로 메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의료행위가 미숙한 비정규직 직원을 채용해 환자가 받을 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 

“서울대병원, 최소한 준비도 없이 파견 진행 … ‘묻지마’ 파견, 의료 질 하락”

노조 관계자는 “일부 경영진도 UAE병원과의 계약에 대해 세부내용을 모른다. 병원은 최소한의 준비도 없이 파견을 진행한 것”이라며 “파견 인력은 겨우 병원에서 근무하는 5600명가량 중 200명 정도다. 일반인이 보면 적은 수치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료진의 수가 동일하지 않은 각 과의 특성상, 대책 없는 ‘묻지마’ 식의 파견은 의료의 질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 지난 6월 27일 서울대병원노조 1차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

병원 “파견 문제될 부분 없어” … 노조 주장 조목조목 반박

서울대병원측은 노조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파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파견근무자가 근로환경 및 조건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는 질문에 “적어도 2년 이상 있어야 하는 UAE병원 근무자가 계약조건을 듣지도 않고 파견을 결정하겠느냐”며 “급여나 생활수준은 개인별 편차가 심해 일률적 공지가 쉽지 않다. 파견을 희망하는 근무자에 한해 개별적으로 지역에 대한 정보와 급여 조건을 설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파견인력으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의료서비스 저하는 걱정할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노조의 주장을 일축했다.

“파견 인력 의료서비스 질 하락 수준 아냐”

서울대병원의 총 근무인원 5600명 중 겨우 140여명(8월26일 기준 의사 20여명, 간호인력 60여명, 보건직 30여명, 그 외 사무직 30여명 파견)의 공백이 병원의 의료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지금 병원에 근무하는 직원이 6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많다. 한 과에서 여러 명이 빠지는 것도 아니고, 모든 과에서 필요한 만큼의 인력이 골고루 조금씩만 빠진다. 그 정도 빠지는 것은 적은 숫자라고 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정년퇴임자를 UAE병원으로 파견했다고 주장하는데, 그랬냐 아니냐를 떠나서 ‘왜 정년퇴임자를 고용하면 안되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며 “정년퇴임자 중 퇴직한 지 10년, 20년된 사람을 쓰는 것이 아니다. 만약 올해 정년퇴임을 한 직원이 있다면 UAE병원 준비(셋업)과정에 더욱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 관계자는 능숙한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노조의 지적에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병원 내 수간호사로 승진할 정도로 장기근속한 ‘노련한 의료진’이 많아 이들을 타 과에 배치하면 노조에서 주장하는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다만 그는 파견된 의료진에 대한 보충인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병원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 서울대병원이 2020년까지 위탁운영하기로 한 아랍에미리트 소재 ‘왕립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출처=퍼킨스 이스트맨 홈페이지>.

UAE병원 파견 두고 노·사 갈등 장기화 조짐

서울대병원노조는 이미 26일 발행한 파업속보를 통해 UAE 병원 인력 파견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속보를 통해 “이번 파업에서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UAE 병원 파견으로 인한 인력공백과 서울대병원 부실화에 대해 전 조합원이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원 측은 “노조에서 주장하는 의료의 질 관련, 의료인력의 처우 관련 부분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어 27일 3차 파업 이후에도 서울대병원의 내부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이 교섭에서 노조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바꾸겠다’, ‘노력하겠다’고 하는 언급조차 제대로 준 적이 없다”며 “UAE병원의 근로자 파견은 향후에도 이어질 것이다. 의료인력의 부재로 인해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음에도 병원은 전혀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병원이 입장을 변화하기 전에는 꾸준히 이 문제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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