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비만과의 전쟁’ 성공할 수 있을까?
건보공단 ‘비만과의 전쟁’ 성공할 수 있을까?
  • 이유리 기자
  • 승인 2014.07.10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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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김종대 이사장은 지난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비만으로 인해 2조 7000억원(2011년 기준)에 달하는 진료비 추가지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심각한 질병을 야기해 국민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건보공단은 이날 전 국민의 식습관 DB를 구축하고, 학계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비만 관리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발표했다. 현재 한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비만 관리 정책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건보공단의 데이터를 활용해 개개인을 민관이 함께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건보공단이 구상하는 정책은 실제로 많은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보건국은 지난해부터 관할 레스토랑들이 저열량·저지방·채소·과일 위주의 메뉴를 구성하도록 하는 ‘건강한 LA 레스토랑 선택 (Choose Health LA Restaurants)’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사회가 자발적으로 비만 관리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본은 국가건강검진을 시행한 뒤, 복부 둘레가 기준치를 넘거나 비만 지수(BMI)가 25 이상인 비만 환자를 선별, ‘적극 지원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적극 지원 대상’으로 판정된 사람은 3〜6개월 동안 무료로 의사·보건사·영양관리사에게 진료받을 수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적극 지원 대상’ 정책 이후 비만 인구가 7% 감소했다. 

▲ 일본이 비만관리정책인 ‘적극 지원 대상’ 정책을 시행한 결과, 관리 대상의 40%에서 건강상태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사회보험 진료보수 지불기금 노부코 마나베(Nobuko Manabe) 박사 발표자료 인용).

공단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비만과의 전쟁에서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여겨지는 방안은 비만세 도입이다. 비만세는 열량과 설탕 함량이 높은 패스트푸드·청량음료 등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옥스퍼드대학교는 지난해 영국의학저널을 통해 음료에 20% 비만세를 부과하면 비만 인구가 18만명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프랑스는 음료에, 노르웨이는 설탕과 초콜릿에 비만 억제 목적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비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멕시코는 올해부터 청량음료에 1리터 당 1페소,  100g당 열량이 275kcal가 넘는 아이스크림 등의 음식에 8%를 과세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에는 비만 아동이 500만명을 웃돌고, 이 중 9.2%가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도 멕시코와 같은 비만세 부과체계를 고려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비만세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급식 등의 기준 열량을 제한하는 등 소극적 비만관리 정책을 펴고 있는 한국에서 비만세를 도입할 수 있을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관련 연구를 수행한 영국에서도 식품 업계 등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2011년 세계 최초로 비만세를 도입했다가 실패한 덴마크의 사례는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덴마크는 포화지방이 함유된 모든 식품에 비만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폈으나 물가상승만 촉진하고 비만은 줄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까지 나서 신종 전염병으로 지목할만큼 무서운 질환이다.  건보공단의 ‘비만과의 전쟁’ 선포가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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