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는 맞춤형 미래의학의 금맥이다”
“빅데이터는 맞춤형 미래의학의 금맥이다”
전문가들 건보공단 빅데이터 한계 지적 … “유의미한 지표 만들고 세분화해야”
  • 이유리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4.07.02 1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 연구를 수행해온 의료계·학계 전문가들이 빅데이터 연구의 한계에 대해 지적하면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공단은 한계를 인정하면서 대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보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 공단의 빅데이터가 미래의학(맞춤형 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내가 오늘 드린 자료가 빅데이터다. 자료만 주면 아무것도 모른다.”

중앙대학교 하용찬 교수는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개최한 건강보험 빅데이터 활용방안 세미나에서 “공단이 정말 좋은 자료를 갖고 있지만, 빅데이터는 말그대로 자료가 너무 빅하다. 이걸 분석해서 유의미한 지표로 만드는 작업은 너무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가천의대 이희영 교수도 “지난해 공단 데이터를 사용한 연구를 할 때, 데이터 변수, 에러값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들이 정리가 안돼 있어서 이를 만들면서 연구했다. 본래 드는 시간의 2.3배가 더 들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교수는 “의료계 빅데이터를 뭉텅이로 주면 안된다. 시군구 단위, 연도별, 성별 등 구분을 다양화 해서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 국민보험공단이 2일 오후 2시부터 본부 대강당에서 개최한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 왼쪽부터 가천대 이희영 교수, 중앙대 하용찬 교수, 포항공대 조대곤 교수, 건보공단 박종헌 전문연구위원, 한국정보화진흥원 신신애 부장, 삼성서울병원 민용기 교수, 보건복지부 이경은 건강증진과장, 서울대 김윤 교수, 산업통상자원부 김성수 팀장.

정확도 떨어지는 청구자료

전문가들은 청구자료의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희영 교수는 “건보공단의 자료는 의무기록이 아닌 청구자료이다. 다시말해 영수증을 보고 병원에서 유추하는 것이기 떄문에 정확한 상황을 진단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청구기록의 진단정확성을 질환별로 60~80%로 보고 있다.

건보공단의 빅데이터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는 중앙대의 A 교수는 “지역사회 건강관리 측면에서 낙상 관리 계획을 세웠는데, 병원에서는 낙상코드가 있어도 통증이나 골절 코드로 잡아 해당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며 “맞춤형 의료를 하려면 청구자료가 아닌 질병 자료를 얻기 위한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중앙대 하용찬 교수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이용해 골다공증성 골절 양상을 분석한 결과다. 이 자료를 보면 청구자료의 시기를 보정하지 않아 2012년도 고관절환자가 줄어든 것 같은 오류가 보인다.

청구자료에 시의성이 없어 연구 값이 잘못 나온 경우도 있었다.

하용찬 교수는 “제주도 지역의 골다골증 코호트 연구 결과 2012년도에 환자수가 줄어드는 것처럼 나왔는데, 이것은 내가 공단의 자료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탓에 발생한 오류였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2012년도까지 건강보험 자료를 요청했는데, 당시에는 2012년도 자료가 그 해 환자 수를 다 갖고 있는 것으로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오류를 보정해 다시 연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플로어에서 세미나를 지켜보던 서울대 보건대학교 B 교수는 “나도 건보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논문을 몇 개나 썼다”며 “청구자료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 QC와 QA를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B 교수는 “사실 지금은 자료를 어떻게 다듬든지간에 안심하고 써도 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할 때”라며 “조직 확대와 비용 투입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공단 관계자는 “데이터가 공단에 있기 때문에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면, 질관리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빅데이터 연구에만 활용 

참석자들은 무엇보다 빅데이터의 낮은 활용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희영 교수는 “건보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논문이 지난해만 200편이 넘지만 여기 계신 분들 중에 보신 분은 얼마 없을 것”이라며 “순수하게 연구용으로만 쓰이고 말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산업통산자원부 바이오나노과 김성수 팀장은 “기업들은 의료 자료 자체에 대해서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며 “의료계 빅데이터가 부각되면서 투자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건보공단의 자료를 이용하는데 제도적인 제약이 있다”고 산업계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러한 지적에 공단 관계자는 “금년도는 학술로만 정보를 교류하지만 넓혀갈 예정”이라며 “사실 공단이 직접 공개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산재부 산하 데이터센터에서 표준참조데이터센터(가칭)를 추진 중인데 이걸 통해서 간접적으로 민간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숭실대학교 오철호 교수는 “빅데이터는 (맞춤형 의료의) 금맥이다. 공단은 정책, 관리, 기술 세부분의 이슈를 정리해서 차근차근 대응해 나가면서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고, 민간과 학계가 창의적인 생각으로 이를 활용하면 의료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 공단이 빅데이터 세미나를 개최한다면 (오늘의 한계 지적과는) 전혀 다른, 발전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