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2번 최남섭 후보 478표, 기호3번 이상훈 후보 305표”. 최종 발표가 나자 최남섭 후보 얼굴에 비로소 미소가 번졌다.
26일 열린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선거는 결선투표까지 벌이는 접전 끝에 저녁 8시가 돼서야 당선인을 확정했다. 62년 치협 역사상 처음으로 선거인단 손으로 뽑은 협회장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날 정기대의원총회를 마치고 오후 4시부터 선거가 시작됐다. 전국의 선거인단이 서울 양재동 The-K호텔에 속속 도착했지만 그 수는 별로 많아 보이지 않았다. 1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그랜드볼룸의 자리가 휑한 가운데 후보자들이 마지막 정견발표에 나섰다.
기호1번 김철수 후보는 작심한듯 현 집행부를 겨냥했다. 그는 “협회는 30억의 성금을 쓰고서도 불법네트워크를 척결하지 못하고 보조인력 수급 문제, 전문의제도 합의 도출에도 실패했다”며 “이 같은 현 집행부 인사들이 몸담은 곳이 기호2번 측이며, 대형병원장 등의 부회장 후보로는 동네치과를 살리지 못한다”고 성토했다.
그는 “투표를 통해 독선, 무능의 집행부를 심판해달라”며 “당선되면 직선제를 추진하고 회무 전국화 시대를 열겠다. 잃어버린 3년을 되찾고 행복한 동네치과를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 후보는 이어 “자신은 교정전문의를 표방하고 77조3항을 위반하면서도 이를 사수하겠다는 건 모순”이라며 “유디 2중대나 초보자에게 협회를 맡겨길 건가. 정직하고 검증된 우리야말로 적임자며, 반드시 의료상업화를 막아내고 동네치과 전성시대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정견발표가 끝난 뒤 오후 6시까지 입장한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투표가 시작됐다. 특히 등록을 마친 유권자가 980명이라는 선관위 발표가 나오자 각 캠프는 희비가 엇갈렸다. 초반과 달리 그 사이 많은 선거인단이 도착한 것. 최남섭 캠프에 비해 조직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된 김철수, 이상훈 캠프에는 기대감이 감돌았다.
곧바로 2차 투표에 들어가 저녁 8시쯤 최종 결과가 나왔다. 이변은 없었다. 최남섭 후보가 478표를 얻어 305표에 그친 이상훈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당선증을 받은 최남섭 당선자는 “민심은 천심이라는 뜻을 새기며 희망찬 치과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안민호, 장영준, 박영섭 부회장단과 함께 5월1일부터 향후 3년간 치협을 이끌게 됐다.
모 캠프 관계자 말처럼 ‘선거에 나선 이들에게 지구상 가장 긴 하루’가 이렇게 저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