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닭과 오리 등 조류독감(AI) 가금류에 대한 집단 살처분과 관련, 축산농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에서 몰려온 축산농민 300여명은 16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은평구 녹번동 식약청(질병관리본부) 정문앞에서 생존권 보장과 보건복지부장관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농민 대표들은 "AI 가능성이 없는 안전한 가금류에 대해 정부가 불안감을 조성하고 무분별하게 집단 살처분하는 바람에 살길이 막막하다"며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본부장은 즉각 사퇴하고 죽어버리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시위 중인 한 축산농민은 "정부가 피해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AI 발생 인근의 가금류까지 무차별 생매장을 하고 있다"며 "오늘 우리 농민 한사람이 집회 도중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날 자살을 시도한 농민은 전남 영암에서 올라온 김모씨(55).
김씨는 이날 오후 4시쯤 질병관리본부측과 면담을 요구하던 농민 20명이 경찰병력과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소지하고 있던 농약을 마셨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에 참가한 농민들은 언론의 보도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닭 3만 마리를 강제로 살처분당했다는 한 농민은 "억울해서 밤잠을 못자고 있다. 언론이 끓여먹는 닭의 안전성은 보도하지 않고 AI의 위험성만 부각시켜 닭 소비량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