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설익은 AI 백신...‘환상은 금물’
녹십자 설익은 AI 백신...‘환상은 금물’
인수공통 감염 AI 초고속 확산 여파...반드시 개발된다 장담 못해
  • 정대홍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08.05.13 0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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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인체 감염우려가 높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서울 도심까지 확산되면서 관련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주말에 신속한 대응책 마련을 지시하면서 의료기관과 약국 등에는 독감치료제 '타미플루'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AI긴급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AI가 서울 도심지까지 확산되고 있어 국민들이 염려하고 있다"며 "항바이러스 (제제)를 더 확보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이 말하는 항바이러스는 '타미플루'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타미플루 비축량 2배 늘기키로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전국민의 2.5%(124만명)가 투약할 수 있는 타미플루 비축량을 5%(250만명분)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각 나라별 타미플루 비축량은 전체 인구의 20% 가량으로, 우리나라가 이 기준을 맞추려면 900만명분을 확보해야한다.

문제는 공급가능한 약물이 있느냐다. 추가로 소요되는 예산(약 250억원)은 예비비로 충당한다지만 타미플루를 추가 구입하기 위해서는 1년 전에 로슈사에 예약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지금 예약을 하면 내년 5월이나 국내에 들어올 수 있다. 영국계 다국적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AI약물을 개발했으나 시판은 내년부터다.

결국은 다른 나라에서 웃돈을 주고 약물을 구입해야하는 상황인데, 이 마저도 쉽지 않아 정부의 고심은 이래저래 깊어지고 있다.

약물 추가구입 난항...녹십자 때아닌 수혜?

그러다보니 유일한 치료제 생산기업인 로슈사는 물론 아직 치료제를 개발하지 않은 녹십자까지 반사이익을 안기는 모양새다. 녹십자는 AI 확산소식과 백신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달말 7만원대 후반에서 주춤하던 주가가 최근 8만원대 중반(9일 종가 8만5500원)으로 상승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두자리수 가까이(-9.61%)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주가상승은 AI백신에 대한 개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지난달 30일에 열렸던 녹십자사의 기업설명회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는 이날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독감백신의 국내 자급자족은 물론 고수익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면서 "2010년 출시를 목표로 현재 AI 백신을 개발중"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치료제가 반드시 개발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녹십자는 현재 정부의 지원을 받아 AI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출시되기 까지는 앞으로 2~3년은 더 기다려야한다. 독성시험과 임상시험, 식약청 허가 등 제반 절차를 밟아야하기 때문이다.

치료제 효능 입증못할 땐 식약청 허가 ‘불가’

이는 물론, 독성과 안전성, AI 예방효과 등 치료제로서 효능을 인정받았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개발 도중 어느 하나라도 차질을 빚게되면 식약청 허가는 고사하고 당초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도 약물개발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변종 AI는 기존 약물의 효능을 무력화시키는 내성을 가지고 있으며 외국에서는 이미 사망사례까지 보고된 바 있다.

AI(Avian Influenza)는 감염 시 폐사율 등에 따라 고병원성, 저병원성, 비병원성으로 나누는데 현재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H5NI형 AI는 불행히도 고병원성으로 분류된다. 고병원성은 조류와 사람에게 감염되면 치명적이다. 지난 2003년 12월 이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인체 감염자가 발생해 2008년 3월 현재 373명이 감염되고 236명이 사망했다.

특히 최근 유행하고 있는 H5NI형 AI는 전파속도가 매우 빨라 불과 한 달 만에 전국으로 확산됐다. 언제 개발될지 확실히 장담할 수 없는 AI 예방백신을 믿고 있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가금류의 이동통제와 방역작업을 강화하고 최대한 많은 양의 '타미플루'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로슈의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는 정신착란 등 부작용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재 AI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약물이다. GSK사에도 흡입형 치료제인 '리렌자'가 있기는 하지만, 경구용인 '타미플루'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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