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혈구 수치 떨어지면 ‘섬망’ 주의
적혈구 수치 떨어지면 ‘섬망’ 주의
홍나래 교수, “혈액 손실 많은 손상이나 수술에서 더 쉽게 나타난다”
  • 이영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3.10.07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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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나래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전반적인 인지기능과 주의집중력 장애가 나타나는 일시적인 정신장애가 있다. 섬망이라는 질환이다. 섬망은 노인 입원환자의 20%가 겪고 있고, 특히 허약한 노인에게서 발생 위험률이 높다. 입원 노인환자들에서 입원기간 연장과 의료비 증가에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사망률 증가 관련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홍나래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섬망 위험 모델을 연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 과소행동성 섬망 진단되지 않는 경우 많아

홍 교수는 지난 5월부터 한림대성심병원 정형외과에 입원한 65세 이상 노인 114명을 대상으로 섬망 위험 모델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114명 중 16명이 섬망으로 진단됐고, 그 중 9명(52.6%)이 과잉행동성 섬망, 4명(25.1%)이 과소행동성 섬망, 3명(21.4%)이 혼합형 섬망으로 나타났다.

활동이 정상 이하로 저하돼 있는 과소행동성 섬망 환자 비율이 25.1%나 차지한 것과 관련, 홍 교수는 “과소행동성 섬망이 충분히 진단·치료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 혈액 손실이 많은 손상이나 수술에서 더 쉽게 나타나

이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섬망 환자가 섬망이 아닌 환자에 비해 입원시 적혈구 수치(p=0.002)와 혈색소 수치(p=0.015)가 낮았고, 수술 후 적혈구 수치(p=0.037)와 알부민 수치(p=0.002)가 낮았다는 것이다.

또한 섬망 환자는 더 많은 약을 복용하고 있었으며(p=0.030), 과거 질병 수가 더 많지는 않았지만 입원 시 수축기 혈압(p=0.022)과 혈당 수치(p=0.033)가 더 높게 나왔다.

이는  섬망이 혈액 손실이 많은 손상이나 수술에서 더 쉽게 나타나는 것이라 분석할 수 있다. 즉, 섬망은 수혈이나 수액 보충 과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과거력 보다는 그 질병이 얼마나 잘 관리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치매와 혼동하기도

섬망은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정신상태의 혼란을 말하는데 치매증상을 유발하거나 치매와 비슷한 소견을 보인다. 집중력과 지각력에 장애가 와서 기억장애, 착각, 환각, 불면증, 악몽, 가위눌림 현상 등을 보일 수 있다.

또 사람들과 얘기할 때 안절부절못하거나 과잉행동을 하다가도 갑자기 말이 없어지기도 한다. 보통 사람보다 공포를 많이 느끼거나 슬픈 일에 전혀 감동을 하지 못하는 점도 특징이다.

치매와 섬망의 차이

치매 특징 섬망
만성적, 점진적 발병속도 급속도로 진전
이상없음 초기 의식수준 현격히 떨어짐
정상적 각성수준 초조, 흥분, 혼미
수개월~수년 유병기간 몇 시간~며칠
기억저장이 안됨 기억장애 특징 기억등록이 안됨
회복되기 어려움 회복 가능성 회복 가능
하지만 섬망은 치매와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섬망은 급성으로 발병한다는 점이 치매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치매는 뇌세포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기억장애, 언어장애, 시공간능력 저하, 성격 및 감정의 변화, 그 밖에 추상적 사고장애, 계산력 저하 등 여러 뇌 기능이 골고루 침범된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치매는 주로 후천적으로 발생하며, 의식 저하 없이 점진적으로 인지기능 장애가 일어나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는 점에서도 섬망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 발생 위험요소 줄이고, 조기 발견 중요

섬망의 예방·관리를 위해서는 위험인자의 발견과 섬망 발생의 조기 확인이 중요하다.

고령, 질병의 중증도, 시력이상, 인지기능 장애, 투여 약물의 수와 종류, 신장기능과 탈수, 발열 또는 저체온 등이 섬망 위험요인에 해당한다. 섬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는 신체적 속박, 영양불량, 4가지 이상의 약물투여, 요카데터 삽입, 기타 의학적 처치 등이 있다.

섬망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의식장애 평가법(confusion assessment method; CAM)’이 흔히 사용되며, 여기에는 ▲증상의 급성과 변동성 ▲주의력장애 ▲사고력의 와해 ▲의식수준의 변화 등 네 가지 요소를 평가해 판정한다.

섬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요소를 줄여야 하며, 적절한 환경유지와 지지, 최소한의 약물투여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홍 교수는 섬망 연구를 진행중이며, 오는 15일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에서 개최되는 제4회 한림-오울루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종합병원 내 섬망 고위험 환자의 확인’이라는 제목으로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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