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흡연소, 그 상쾌한 아이디어
유료 흡연소, 그 상쾌한 아이디어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2.06.21 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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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일본 도쿄에 유료 흡연소 3곳이 문을 연다고 해서 화제다

일본의 제너럴 펀덱스(General Fundex)사가 곧 도쿄 중심가에 ‘잇푸쿠’(담배 한모금)라는 이름의 유료 흡연소 3곳을 개설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들으면서 문명사회에 처음으로 담배가 소개된 이래, 애연가들이 이처럼 수난받는 시절도 드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담배의 기원은 꽤 오래됐다, 서기 5~7C 남미 유카탄 반도 마야족의 신전 석벽의 ‘담배피우는 신관’의 조각으로 보아 훨씬 이전부터 담배를 피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담배는 일종의 치료목적으로 사용된 것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아메리카 인디오들의 애호품이었으며, 1492년 스페인의 탐험가 콜럼버스에 의해 서구에 알려졌다.

조선실록에는 임진왜란 때 왜인들에 의해 담배가 들어왔다는 기록이 있다. '담방고' 혹은 '다방구' 등으로 불리며 주로 양반 계급과 고관 등 부유층 중심의 기호품으로 이용되었다.

담배는 한때 ‘사랑의 중매자’로 통하기도 했다. 피우던 담배를 내밀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 때문이다. 또 멋스러움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담배 한 대 물고 인상을 찌푸린 할리우드 스타들의 모습은 젊은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기도 했다.

군대에서 훈련이 끝나고 “담배 일발 장전”을 외치며 피워대던 연기 속에는 화랑도의 정신과 청춘의 도전이 녹아 있기도 했다.

우리 가요사나 문학사에서도 담배는 인생의 애환을 달래주는 죽마고우 같은 것이었다. 대체적으로 진한 페이소스를 담은 이런 작품들은 ‘담배 연기 속에 저무는 청춘’이나 ‘사랑의 아픔’과 ‘이별의 슬픔’을 담기 마련이었다.

“미련없이 내뿜는 담배연기 속에 아련히 떠오르는 그 여인의 얼굴을~”로 시작되는 최희준의 ‘진고개 신사’ 같은 노래는 한때 청년문화의 골목길에서 ‘속절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만들기도 했던 명곡이었다.

아무튼 담배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실학자 성호 이익은 담배에 대하여 다섯 가지 이익과 열 가지 해가 있다고 하였다.

다섯 가지 이익은 가래침이 목에 걸려 떨어지지 않을 때 유익하고, 비위가 거슬려 침이 흐를 때 유익하고, 먹은 것이 잘 내리지 않고 오르내릴 때 유익하고, 상처에 습기가 생겨 진물을 뺄 때 유익하고, 겨울에 추위를 막을 때 유익하다는 것이다.

열 가지의 해악은 정신이 맑지 못한 것, 눈과 귀의 총명이 감해지는 것, 머리털이 빨리 희어지는 것, 얼굴빛이 푸르러지는 것, 이가 빨리 상해서 빠지는 것, 몸이 약해지는 것, 입의 냄새가 추악한 것, 부질없이 돈을 낭비하는 것, 까닭없이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것, 신령(神靈)과 사귈 수 없다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해악은 요즘 의사들이 하는 경고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나 유익한 점은 그다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그런 까닭에 전 세계적으로 금연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 일본 등은 강력한 금연정책을 내놓고 있고 서울시도 2014년까지 시내 모든 음식점을 금연구역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편의점이나 슈퍼 등에서 보이는 곳에 담배를 진열해 놓고 팔지 못하도록 단속하는 등 종합적인 금연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제 담배가 또 다른 도전사를 맞고 있는 것을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에 대해 금석지감(今昔之感)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유료 흡연소 아이디어는 상쾌하기까지 하다.  <본지 논설위원/소설가/칼럼니스트>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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