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근 사퇴 빠를수록 좋다
윤석근 사퇴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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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4.2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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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근 제약협회 이사장의 퇴진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언제 자진 사퇴를 발표할 것이냐 하는 문제만 남았다고 할 수 있다.

윤 이사장은 이미 제약업계 원로들과 자신을 지지해온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사퇴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이르면 이번주 중 적절한 절차를 거쳐 사퇴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제약협회 정기총회에서 윤 이사장이 선출된 후 선출과정에서 빚어진 업계내 갈등과 특정 인물에 대한 비토, 대형사들의 회비납부와 회무참여 거부 등 비협조로 협회 기능이 완전히 정지된 지도 벌써 2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먹통 협회’, ‘식물 협회’라는 자조의 말과 비판이 나올 정도로 작동 불능 상태가 지속돼 왔다.

작동불능의 '먹통 협회' '식물 협회' 2개월

특히 부이사장으로 추천된 19개사 중 1개사만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집행부 구성에 실패한데다 이사장 및 회장을 지낸 자문위원들의 협조도 얻지 못해 윤 이사장으로서는 물러나는 길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사장으로 선출된 윤 이사장은 억울한 생각이 많겠지만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는 그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지적을 부인하기 어렵다. 한번 찍히면 오래동안 헤어날 길이 없다는 심리학의 초두효과(primacy effect)가 지나쳤다며 남 탓을 하는 것도 비굴하다.

이유나 원인이 무엇이든 자신에 반대하는 상위 제약사와 전임 집행부를 설득해 회무에 끌어들이지 못한 것은 윤 이사장 리더십의 한계다.

대형제약사의 반발 속에 중소제약사들의 지지를 얻어 이사장 자리에 오른 윤 이사장은 양측사이에 깊게 패인 골을 메우고 대형사들의 불신과 불만을 해소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였지만 그에게는 역불급이었던 모양이다.

제약협회 운용재원의 30% 이상을 부담하는 대형사들이 제2 제약협회격인 ‘미래혁신포럼(가칭)’을 조직하는 등 사실상 딴살림을 차리는 방향으로 나가면서 제약협회는 분열론까지 겹쳐 67년 역사상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

67년 제약협회 역사상 최대 위기

이러한 협회의 위기는 서로 입장이 다른 대형제약사와 중소제약사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측면이 적지 않다고 하지만 윤 이사장의 언행이 신뢰를 받지 못한 면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전임 류덕희 이사장이 중소제약사 대표임에도 중소사는 물론 상위 제약사측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점을 고려하면 윤 이사장의 처신에 더욱 아쉬움을 느낀다.

업계 전체의 이해가 걸린 8.12 약가 인하 취소 소송에서도 그는 업계의 일치된 행동을 유도하기는커녕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회원들을 실망시켰다.  일성신약 대표인 그는 앞장서 소 제기를 선동해놓고 주저주저하다 ‘먹을 욕 다 먹고’ 막판에 소장을 접수했다. 이사장이 마지못해 나섰다는 모습을 보인데다 갑자기 소를 취하해 패소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난마저 샀다. 명분과 실리는 물론, 업계 안팎의 신뢰마저 잃었다. 과거에 우호적이던 언론도 그에게 등을 돌린 모양새다. 

윤 이사장이 더 이상 그 자리에 앉아 있기도 민망한 분위기다. 결자해지의 차원에서도 그의 자진사퇴는 불가피하다. 어떤 면에서는 때늦은 감마저 있다.

법리적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약가인하 소송에 겨우 4개 중소제약사만 참여하고 당초 소송을 강력히 주장했던 대형사들은 모두 빠져 백기투항한 마당이다.  이왕 이렇게 됐다면 물러날 명분이라도 챙겼어야한다. 패소한 직후에 업계 화합을 촉구하며 사퇴했다면 그런대로 명분을 살린 퇴임이 될 수도 있었다.

전임 어준선 이사장이 시장형 실거래가제 도입을 막지 못한 데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난 전례도 있다. 그러나 윤 이사장은 그런 시기마저 놓쳐버렸다. 오죽하면 그에게 지지를 보냈던 중소제약업계에서 “사람 잘못 봤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협회 새 지도부 구성 시급  

지금 제약업계는 미증유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런 때일수록 협회차원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

혁신형제약기업 선정을 앞두고 업계는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여기서 탈락할 경우 도태되거나 M&A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이미 제약업계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역설해온 바다.

게다가 약값인하로 제약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매출 또한 감소세를 보이는 등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또 3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졌지만 한미FTA 결과 ISD제도 도입으로 제약업체들이 지금까지 치중해온 복제약 생산도 적잖이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터다.

무력감을 떨치고 업계의 단합과 새 출발을 위한 다짐이 추동력을 얻기 위해 새로운 협회 지도부 구성이 시급하다. 이제  대형사, 전임 집행부 구성사들도 더 이상 파워게임을 중지하고 협회 업무에 적극 동참해 위기극복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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