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가 의학 학술단체 직접 지원을 제한하자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이 반발하고 나선 일은 참으로 의아스러운 일이다.
한국제약협회는 최근 '리베이트' 근절 등 공정거래질서를 자율적으로 확립하자는 의미로 제약회사가 직접 의학회를 지원하는 것을 제한하지 말고 그 대신 의학학술지원 창구를 한국의학원과 한국의학학술지원재단으로 제한해 투명화하기로 했다.
그러자 다국적 제약사들이 제약협회를 잇따라 탈퇴하는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해 연말 한국로슈, 지난 1월에는 한국노바티스가 제약협회를 탈퇴했다.
그뿐 아니라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지난달 말 제약협회로 지정기탁제는 공정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의심만 불러일으켜 공정경쟁 정착을 오히려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한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다국적제약사와 협회의 이런 행동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불의를 뿌리 뽑고 보다 투명한 사회를 만들자는 국내제약사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다국적 제약사가 불참하면 국내 일부 제약사들도 눈치를 보며 반발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제도를 시행하기도 전에 물거품이 될 우려도 있다.
최근 제약업체 대표와 의료인 등 350여명이 리베이트 수수 혐의로 적발되었다. 업계가 스스로 손을 씻지 않으면 더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도 자사의 이해관계를 떠나 대승적 차원에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