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수염 난 여자예요"
"난 수염 난 여자예요"
  • 주장환 논설위원
  • admin@hkn24.com
  • 승인 2012.03.19 0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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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지난 2009년 미국에서 내보낸 핸드폰 광고에 여성이 자신의 턱수염을 쓰다듬고 있는 화면이 나온다. 

턱수염을 쓰다듬는 행동은 잘 생각해보라는 것을 의미하는 제스처로 LG는 휴대폰 문자를 보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라는 의미로 턱수염 난 여성을 광고에 등장시켰다고 한다.

매우 기발한 광고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을 것으로 짐작이 되나 매출에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다.

여성에게서 턱수염이 나는 것은 호르몬 불균형 때문으로 추정된다. 일부에서는 여성염색체에 남성 염색체가 섞여 들어간 현상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또 최근 여성들의 성 활동이 증가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피임약 복용이나 우울증 등으로 인한 신경안정제 부작용으로 남성호르몬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명확하지는 않다.

1850년경 줄리아 파스트라나라는 멕시코 인디언 출신의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턱뿐 아니라 온몸에 수염이 무성하게 자라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놀림의 대상이 됐다.

그녀는 이를 신기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이용해 공연에 출연하며 돈을 벌기 시작했으며 흥행사 사장과 결혼했다.

몇 년 뒤 아이를 출산했는데 아이 역시 털투성이로 태어나 35시간 만에 사망했다. 줄리아 역시 충격으로 사망했는데 죽어서도 그녀의 시신은 미라로 만들어져 전시되는 수모를 당했다.

턱수염 나서 제대로 된 사랑도 못 받아 보고 억울하게 죽어간 여성들도 비일비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5세기 이후 이교도의 침입과 종교개혁으로 분열되었던 상황에서 비롯된 마녀사냥의 일부 희생자도 턱수염이 난 여성들이었다. 사람들은 이들을 마녀의 분신으로 조작해 화형시키고 저주를 퍼부었다.

여기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1650년대 스위스 알프스의 한 산골 보육원에는 턱수염 때문에 버려진 아이들이 대부분 얼마 못살고 영양실조로 죽었다. 광신도들이 마녀로 몰아 산골에 처박아 둔 것.

이들이 바로 동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실제 모델이라는 설이 있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처참한 역사의 산물이었다니 여성들에게 턱수염은 재앙이었음에 분명하다.

최근에도 턱수염 난 미리암이라는 독일여성이 TV에 출연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미국의 한 여성은 자랑스럽게 자신의 사진을 인터넷으로 올려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학동(學童) 시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모나리자나 예쁜 여배우들 턱에 수염을 그려 놓고는 키득거리던 추억이 새롭다.

▲ 주장환 논설위원
그러고 보면 턱에 수염 난 여자의 사례가 드문 일만은 아닌 듯하며 부끄러워 숨기는 시대도 아닌 것 같다.

하기야 인체의 미묘한 메카니즘에 의한 것인데 숨기고 부끄러워 할 이유가 뭐 있겠는가. 그러나 저러나 원인과 치료방법이 보다 빨리 밝혀져야 의학자들의 체면이 살아날 것 같다. (본지 논설위원/소설가/칼럼니스트)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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