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제도 수용 신중히 검토해야
PA제도 수용 신중히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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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2.2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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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진료현장에서 음성적으로 운영돼온 의사보조인력인 PA(Physician‘s Assistant)제도는 이제 더 이상 현 상태대로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의사협회가 최근 복지부에 PA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제재조치 마련을 촉구하고 전공의협의회가 PA를 고용한 상계백병원을 의료법 위반 행위로 고발한데다 의료계 내부의 찬반논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진료과목에서 PA는 레지던트 역을 하고 있으며 대학병원조차 PA가 없으면 수술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게 의료계의 현실이다. 시인 릴케가 시 ‘가을날’에서 “주여, 때가 왔습니다”라고 노래한 것처럼 이제 수용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야 할 때다.

의사협회, 의원협회의 거듭된 중지요청에도 불구하고 흉부심장외과학회가 지난 18일 2차 PA연수교육을 강행한 것은 그만큼 PA들이 수술실 응급실 등 긴박한 진료현장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현실때문일 것이다.

의료법과 진료현장의 간격 커

새싹이 돋는다는 우수를 하루 앞둔 이날 아침, 절기와 어울리지 않게 영하 10도의 강추위가 닥쳤지만 연수교육장인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는 300여 남녀 간호사들이 일찍부터 자리 잡고 앉았다. 11개 강좌가 진행되는 동안 강의하는 교수들과 수강생들은 시종 진지했다.

보불전쟁 패전으로 더 이상 프랑스어를 배울 수 없는 게 된 알자스지방 이야기를 그린 알퐁스 도데의 단편 ‘마지막 수업’을 연상시킨 분위기였다는 평도 나왔다. 오후 늦게 의원협회 등이 행사장에서 PA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당초 우려됐던 물리적 충돌없이 끝난 것은 다행이다.

PA제도 찬반을 떠나, 직무연관 의학지식과 의료기술을 쌓기 위해 교육을 하는 것을 PA를 제도화하려는 꼼수라며 막는 것은 지나치다. 의료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설사 당장 자신에게 필요치 않다하더라도 폭넓은 지식을 얻기 위해 시간을 내 배우는 것은 장려할지언정 못하게 해서는 안된다.

PA반대측은 현 건강보험제도의 저수가 저부담 저급여 체제의 사생아가 PA제도라고 비판한다. 이를 적정수가, 적정부담, 적정급여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 급여체계를 바꾸는 것은 단시일내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더구나 보험료율을 대폭 올리는 게 전제돼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원인은 제대로 짚었다쳐도 당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공의 지원율이 떨어지는 흉부외과, 일반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의 과에서 PA 고용은 보편화돼 있다. 흉부외과의 경우 PA가 없다면 흉부외과 수술의 3분의 1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환자안전 확보방안 마련해야 한다

전공의들의 특정 진료과목 기피풍조가 이른 시일안에 개선될 기미는 없다. 흉부외과의 경우 정원 76명에, 올해 지원자는 24명뿐으로 지원율이 겨우 30%를 넘었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흉부외과 수가를 100% 올렸는데도 이 정도니 고착화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편법인줄 알면서도 PA를 고용하는 이유다.

진료현장에서 의사의 감독하에 의료행위를 하는 PA는 최소 1000여명에서 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협회 조사 결과 500병상 이상 병원에 근무하는 PA가 1800여명이고 44개 상급종합병원 모두 PA제도를 운영한다.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PA는 1990년대부터 활용된 측면이 있다"면서 간호사 면허 소지자는 소정의 교육을 한 후 수술실에서 의료보조인력으로 허용해왔다고 말해 PA에게 일부 의료행위를 허용할 것을 시사했다.

PA문제를 다룰 때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게 환자의 안전확보다. 그 다음이 진료보조인력의 원활한 충원이다.

PA 제도는 외국에서도 양성화된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는 현행 의료법상 불법이지만 이미 1000명 이상의 PA가 실질적인 진료행위를 하고 있다. 법과 현실의 조화가 필요한 시기다.

전공의 확보가 어려운 흉부외과 등을 중심으로 PA허용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허용할 경우 의료서비스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충분한 교육과 자격검증을 해야 할 것이다.

병원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전공의 대신 PA를 고용하는 일이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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