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경 씨는 예쁘다. 그녀는 1988년 KBS 드라마 '욕망의 문'으로 연예계의 문을 두드리자마자 풋풋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사람들은 그녀를 뛰어난 미인이라 부른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미모가 좀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가 보다. 그 힘들다는(의사나 환자 모두) 양악수술을 받았으니 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말 ‘한국, 성형수술 커밍아웃’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양악수술을 상담하는 여성과 의사의 사진을 싣고 한국에서 성형수술은 젊은 여성에게 일종의 '쇼핑'이 됐다고 보도했다. 어려운 수술을 거리낌 없이 하는 한국인에 대해 매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외국에선 그만큼 흔한 수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양악수술은 턱뼈나 치아의 불규칙성을 교정하는 수술이다. 턱뼈나 치아의 불규칙성을 바로잡음으로써 씹거나 말하거나 숨을 쉬는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고 턱과 치아의 오정렬을 교정할 수 있다.
이런 수술의 결과로 기능적 부조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다 환자의 외모를 극적으로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 수술에 덤벼드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의사들은 이를 치료목적이 아닌 미용목적으로 권장하지는 않는다. 얼굴의 외상이나 선천적 기형이 있거나, 음식을 씹거나 물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만성적인 턱관절의 부정교합으로 인한 턱관절의 통증과 두통이 있는 사람 등에 한해 수술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필자가 잘 아는 아역탤런트 출신의 김모양은 매우 귀여운 얼굴이었다, 동그란 얼굴형으로 크고 깊은 눈, 볼이 상큼한 외모로 크게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그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고민에 빠졌다.
성인역으로 캐스팅이 들어오지 않는 것이었다. 갸름하고 섹시한 얼굴이어야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주위의 충고를 들은 그녀는 어느날 성형외과를 찾아 두 달 이상 치료가 필요한 대수술을 받았다. 광대뼈를 중심으로 뺨을 깎아내는 대대적인 수술을 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술결과는 크게 신통치 않았다. 얼굴이 갸름해지기는 했으나 후유증에 시달렸고 외모도 자연스럽지 못했다. 그녀는 크게 후회했지만 때는 늦었다.
이후 그녀는 브라운관에서 사라졌다. 귀여운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갔으면 성공할 기회가 남아있었으나 수술 실패로 오히려 연기인생의 막을 내리게 되는 최악의 수를 두고 만 것이다,
사람의 멋은 얼굴의 미추와 관계가 없다. 시냇가의 조약돌처럼 바람과 물에 쓸리고 닦이다 보면 저절로 아름다워지고 품위가 묻어나게 되는 법이다.
신씨가 자신의 사진을 무단으로 홍보에 사용했다며 한의사 박모씨 등 10명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그녀는 지난해 6월 한 치과에서 양악수술을 받은 뒤 붓기가 빠지지 않아 한의원을 찾았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한의원측이 마치 효과를 본 것처럼 과장된 내용의 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얼굴에 칼을 대는 수술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여 결정해야 한다. 굳이 ‘신체발부 수지부모
(身體髮膚 受之父母)‘라는 말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유전자적 요소가 그대로 남아 있는 얼굴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이번 사건이 양악수술로 예뻐지려는 사람들에게 어떤 파장을 미칠지 자못 궁금하다. <본지 논설위원, 소설가, 칼럼니스트>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