藥도 되고 毒도 되는, ‘감기약의 정체’
藥도 되고 毒도 되는, ‘감기약의 정체’
원인치료 아니지만 증상개선 통해 몸 상태 안정 도와
  • 임호섭 의약산업전문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08.02.19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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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 현기증 등 부작용 주의...만성 질환자, 반드시 감기약 성분 확인해야
중복 복용・장기복용은 자칫 독 될 수 있어...긴 감기는 되도록 의사 처방이 중요

사람이 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감기를 앓게 된다. 그때마다 주위에서는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먹어야 한다" "뜨거운 생강차를 마시면 효과가 있다" "뜨거운 방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자야 낫는다" "사우나에 가서 목욕을 하면 좋다" 등등 저마다 특효처방을 내놓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감기에는 특효약이 없다.

그렇다면 ‘감기약’이란 이름을 달고 약국에서 판매되거나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약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또 이들 약물은 감기를 낫게 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조심해야할 감기약 성분은 무엇인지, 감기약 복용 시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등 감기약에 대한 궁금증을 전문의의 도움말로 알아보았다. <편집자 주> 

◆감기약의 정체는?=감기를 일으키는 주범은 여러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다. 아직 감기를 일으키는 호흡기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약은 없다. 우리가 흔히 먹는 감기약은 치료제라기보다는 기침, 고열, 통증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이다.

콧물이 나면 나지 않도록 하고, 기침을 하면 기침을 줄여 주고, 열이 나면 열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식의 대증치료인 것이다.

때문에 감기약의 주요 성분은 콧물을 멈추게 하는 ‘항히스타민제’, 열을 내리게 하는 ‘해열제’, 통증을 덜어주는 ‘진통제’, 가래를 없애주는 ‘진해거담제’ 등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들이다. 감기의 치료는 결국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염증반응을 일정 기간에 걸쳐 이겨냄으로써 이루어진다.

따라서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해서 감기약을 무턱대고 먹는 것은 금물이다. 감기약들은 증상을 좋게 해주는 효과가 있으나 종종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졸음, 현기증, 권태감 등 부작용 흔해=대표적으로 흔히 알려진 감기약의 부작용으로는 졸음이나 현기증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콧물 약으로 쓰이는 ‘항히스타민’ 성분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현기증과 졸음 외에도 권태감, 나른함, 운동신경 둔화, 입안이 바싹바싹 마르는 증상, 주의력 산만 등을 유발하여, 운전자에게는 사고의 위험을 높인다.

감기약은 드물기는 하지만 약 자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두드러기가 돋는 정도의 가벼운 반응에서부터 심한 경우 기관지와 위장 점막이 붓는 부작용으로 호흡 곤란 등의 심각한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감기약 복용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심각한 부작용이 경고된 성분=감기약에 많이 사용되는 몇몇 성분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진해 거담제에 들어가는 ‘코데인’ ‘텍스트로메드로판’을 들 수 있다. 코데인은 일종의 마약류로 분류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마약류와 마찬가지로 장기간 복용하면 중독의 위험이 있다.

텍스트로메드로판 성분도 습관성이 될 수 있으며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눈동자가 풀리고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고, 목이 마르며,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증상 등이 나타난다. 또 위장 장애, 혈압 상승, 고열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텍스트로메드로판 성분을 먹으면 사망할 위험도 있다. 과거 환각 작용을 얻기 위해 감기약을 복용하는 청소년들이 있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 이때 문제가 된 성분이 텍스트로메드로판이다. 

◆만성질환자 감기약 잘못 먹으면 증상악화=전립선 비대증, 고혈압, 당뇨 등 지병을 갖고 있는 환자들은 감기약 성분이 기존 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약품 선택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소변보기가 더 어려워지는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경우 감기약을 잘못 먹었다가는 증상을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감기약은 종합감기약, 콧물 감기약, 기침약으로, 여기 들어 있는 항히스타민과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에페드린’ 성분이 전립선을 더욱 비대하게 만들고 소변이 나오는 방광입구와 전립샘을 둘러싼 요도 근육을 수축시킴으로써 ‘급성 요폐 증상’을 유발시킬 수 있다.

고혈압 환자도 감기약을 살 때 반드시 ‘에페드린’ 성분을 확인해야 한다. 에페드린은 가래를 없애고 코를 틔우는 데 쓰이는 교감신경흥분제로, 이 성분이 함유된 감기약을 복용하면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가파르게 상승할 위험이 있다.

당뇨병 환자라면 물약 형태의 감기약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물약에는 당분이 함유되어 있어 혈당을 높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위염이나 위궤양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감기약에 포함되어 있는 소염 진통제 성분이 위 점막을 보호하는 물질의 생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이 밖에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허약하고 고열이 있는 경우에도 감기약 선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으므로 약국에서 임의로 약을 사먹기보다는 반드시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복용할 필요가 있다.

◆긴 감기에 약 달고 살다간 큰 일=겨울철이면 내내 감기를 달고 산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독한 감기라고 해서 장기간 감기약을 복용하는 것은 몸에 큰 무리가 간다. 감기로 머리가 아프거나 몸이 쑤실 때 사용하는 해열제와 소염제는 장기간 복용하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위장장애가 올 뿐 아니라 혈액 성분의 변화와 같은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그러므로 5일 이상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기 증상이 심하고 잘 낫지 않는다고 해서 두 가지 이상의 감기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간과 신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감기약은 수십 가지가 되지만, 기본적으로 함유된 성분은 비슷하다. 이 중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여러 가지 종류를 혼합 복용하여 과량이 인체 내에 투여되거나 장시간 복용하여 몸 안에 아세트아미노펜이 대량으로 증가되면 독성이 생겨 간장과 신장에 큰 손상을 주게 되는 것이다.

◆자가 처방은 절대 금물!=보통 감기에 걸리면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종합감기약을 먼저 찾게 되는데, 종합감기약에는 말 그대로 두통, 콧물, 가래, 기침, 근육통 등 감기의 모든 증상에 필요한 약 성분이 골고루 들어가 있다.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있는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한 가지 증상만 있음에도 종합감기약을 먹게 되면 불필요한 성분의 약도 같이 먹게 되므로 좋은 치료방법이 아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과거에 처방받아놨던 항생제를 먹기도 하는데, 세균에 의한 이차적 감염이 없다면 증상 조절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므로 피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기약은 약방의 감초?=감기약이 지닌 이러한 부작용들 때문에, 혹은 감기약이 내성을 키운다는 이유로 무조건 복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무조건 약에 의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견디기 힘든 증상으로 허덕일 때 무조건 참기만 하는 것도 현명하지 못한 방법이다.

하지만 어린이나 노인, 당뇨병이나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초기에 적절히 치료를 하지 않아 세균감염 등 이차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말 그대로 ‘감기’일 뿐이라 할지라도 증상이 심할 경우 합병증으로 기관지염이나 폐렴, 축농증, 중이염 등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일주일 이상 계속되는 감기는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도움말=한림대의료원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02-2224-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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