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꽁무니 졸졸 따라다니는 금배지들
약사회 꽁무니 졸졸 따라다니는 금배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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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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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업계에 대한 불길한 예측이 현실화될 모양이다.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올 1월 들어 잇따라 열리고 있는 지역 약사회 정기총회에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한결같이 오는 2월 개최되는 임시국회에서 가정 상비약 수준의 일반의약품을 약국 외에서 팔 수 있도록 허용한 약사법 개정안을 저지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그 근거다.

4월 총선에서 약사표를 의식하는 국회의원들이 약사들의 반발과 압력을 거부하기는커녕 이들의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한 탓이다. 서울 지역 약사회의 경우 5일 강동구약사회를 시작으로 오는 28일 종로구와 강남구약사회 총회를 마지막으로 끝나는데 절대 다수 지역 약사회가 한 알의 약이라도 약국 밖으로 나가게 되면 안된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알의 약도 약국 밖으로 못나간다"

이런 터에 전체 국민의사를 대변해야 하는 국회의원들이 자신들 지역구 약사들 입맛에 맞는 아부성 발언으로 불 난 데 기름붓는 일을 하고 있다니 사태를 더욱 꼬이게 만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대한약사회장 출신으로 18대 국회에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단 원희목 의원은 지난주 강남구 약사회총회에 나와 "약사회는 무엇보다 회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분위기를 잡았다. 그는 약사이자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약이 슈퍼로 나가면 안된다는 원칙 하나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해 많은 호응을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에도 약사회 입장을 적지 않게 대변해왔다는 평을 받은 원 의원은 서울 강남지역에서 이미 출판기념회를 열고 의정활동 내용 등을 담은 홍보성 팜플렛을 돌리는 등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 소속 당 비대위가 비례대표 출신은 한나라당 강세지역에 공천하지 않겠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출마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만큼 득표와 지역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약사회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평이다.

홍준표 의원도 지역구인 서울 동대문구약사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지난해 슈퍼판매 반대했다고 했다가 시민단체에게 혼이 났다"며 약사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사실 홍의원은 지난해부터 약사회입장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왔기에 이번 발언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야당의원들은 한 수 더 뜨는 처지다.

이처럼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약품 안전성을 내세워 약국외 판매를 담은 약사법 개정안 저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정부가 제출한 약사법개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 상정안건 목록에 오르지도 못한 채 그냥 폐기처분될 운명에 처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다룰 수는 있다지만 소관 상임위의 반대 분위기와 4월 총선 일정을 감안할 때 이미 물 건너갔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익단체 중 결속력이 강하기로 이름난 약사회다. 약국외 판매문제를 복지부와 협의했다 해서 자신들이 뽑은 김구 회장 등 대한약사회 집행부 사퇴를 촉구하는 지역 약사회 주장이 봇물을 이룰 정도로 약국외 판매 저지에 집착하는 그들이다.

약사들 눈치만 보다가 지난 정기국회서도 상임위에 상정도 못한 국회가 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2월 임시국회에서 ‘뜨거운 감자’인 약사법 개정안을 상정해서 의결하리라고는 꿈에서도 기대하기 어렵다.

20년 이상 논란을 벌인 끝에 어렵사리 마련한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 법안이 표에 눈이 먼 국회에서 암초를 만나 좌초하기 직전이다.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꼴이니 허탈하다 못해 분노를 느낀다.

설사 이 법안대로 시행된다하더라도 약국 밖으로 나가는 가정 상비약 수준의 의약품은 의사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일반약 시장 2조5000억원의 1%인 250억원에서 최대 2%인 500억원일 것으로 정부와 관련 업계는 추산한다.

이 정도는 개업약국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럽 미국 일본 등은 상비약 수준의 안전성이 입증된 일반의약품은 소비자들이 제한받지 않고 구입하고 있다. 자유구매약품을 늘리는 추세다.

편의점 상비약 판매해도  일반약의 1~2% 불과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응답자의 83.2%가 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를 찬성했다. 시민단체인 경실련 등은 물론이고 젊은 의사단체인 전의총까지 나서 약국 외 판매를 요구하며 국회에 국민찬성서명록을 제출한 상황이다.

6만여 약사회원들이 자신들의 조그만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절대다수 국민들에게 의약품 구입에 따른 불편을 강요한다는 것은 직역이기주의의 극치요 염치없는 짓이다.

국회의원들이 바보 삐에로 역을 하는 ‘바보들의 행진‘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에서 노라는 지금까지 자기는 남편으로부터 귀여움을 받는 인형 취급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책임있는 인간으로 살기 위해 마침내 집을 뛰쳐나갔다는 스토리에서 우리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느낄 것인가.

약국에서 일반약을 구매할 때 약사로부터 안전성과 관련된 복약지도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식후 30분 후에 드세요” 정도니 복약지도랄 것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약국에서 약을 팔아야만 안전성이 담보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큰 틀에서 보아 의약품 약국외 판매는 의약품 안전성과 국민 편의성의 충돌문제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일단 여론을 수렴하고 학계의 판단을 거쳐 마련한 법안은 우선 국회에 상정하는 게 순리다. 그런 다음 토론과 검증을 통해 미비점이 드러나면 법안을 수정 보완해야 마땅하다.

안전성이 확보된 의약품에 대해 약국외 판매를 허용하는 것은 물론이다. 국민의 편익을 팽개치는 국회의원 후보들에 대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그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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