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수용한 업계 타협안 긍정 검토를
'약가인하’ 수용한 업계 타협안 긍정 검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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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16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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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와 제약업계·학계·노동계가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약가제도 개편방향‘ 토론회를 갖고 약가인하의 파급효과에 관해 상반된 주장을 내세우며 팽팽히 맞선 어제(15일), 동아제약은 3호 신약 기능성소화불량증 치료제 ‘모티리톤’정을 발매하고 마케팅 활동에 들어갔다.

여의도 정책토론회장과 신설동 동아제약 본사 신약 발매식장은 제약업계의 현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명암이 엇갈린 탓에, 자동차로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지만 마치 수백 광년 떨어진 행성처럼 멀게만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무당국과 관련업계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렸다.  제약업계와 학계는 “일괄 약가인하조치는 보험재정절감과 국민이익에 기여하는 측면보다 제약산업과 보건의료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는 악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제약산업의 쇠락을 초래해 국민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는 주장이다.

몇 달 앞으로 다가온 일괄 약가인하를 앞두고 제약업계는 이미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다는 우울한 소식마저 나온다. 정부가 약가인하를 계획대로 시행하면 8.12조치로 1조7000억원, 추진중인 기등재목록 정비사업으로 8000억원 등 모두 2조5000억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제약업계 전체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광고홍보비, R&D투자비를 절감해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력감축이 불가피한 이유다.

비교적 중립적 입장인 학계조차 제약업계가 추산하는 인력감소규모보다는 적지만 1만3000~4000명이 감원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영업직과 생산직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와는 전혀 다른 예상치를 내놓았다. 제약산업육성 방안 등 여러 지원정책을 고려하면 오히려 마케팅, 연구직 등의 인력은 늘어날 수 있다며 장밋빛 전망을 하고 있다.

일부 제약사가 실시한 희망퇴직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경기 순환에 따른 경영활동이라는 것이다. 임채민 복지부 장관도 이달 초 제약 노조와의 만남에서 “(약가인하 때문이 아니고)상시 구조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명분으로 삼는 눈치 같은데, 리베이트 근절과 약가인하는 전혀 다른 사안으로 '투 트랙' 전략으로 접근해야 마땅하다. 리베이트를 주는 제약사에는 법에 따라 쌍벌제와 최고 20%까지 약가를 내리는 리베이트 연동제로 대응하는 게 옳다.

약가정책 연착륙 위해 ‘인디언 서머’ 필요

이날 토론회에서 제약사들은 8.12조치 시행 시기를 2014년 4월로 2년간 유예하고 3년간 단계적으로 약가를 내리는 대안을 제시했다. 정부 정책방향을 수용한 타협안인 셈이다. 약가인하가 워낙 강력한 충격조치인 점을 감안해 적응할 수 있게 몸을 만드는 기간을 두는 방안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늦가을에 잠시 따뜻한 날이 계속되는 ‘인디언 서머(Indian summer)' 기간에 겨울을 나기 위한 먹거리를 마련한 인디언들의 지혜를 원용해봄직하다. 행정은 일방적이 아니고 관련 이해당사자의 이해와 협조가 있을 때 효율적으로 목적을 이룰 수 있다.

한미FTA 허가-특허 연계제도와 약가인하로 협공당하는 신세가 된 제약업계의 현실을 무조건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정변경의 원칙’이 딱 여기에 해당된다.

약가인하 고시를 제정할 때 예견하지 못한 허가-특허 연계제도 도입으로 제약업계 사정이 현저히 변경됐다. 그런데도 약가인하를 그대로 밀고나간다는 것은 부당하다. 고시를 수정하는 것이 책임있는 자세다. 선의로 추진한 정책일지라도 제약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거둬들여야 한다.

제약업계가 건설업계를 왜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지 복지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최저낙찰제 확대시행을 2년 유예키로 했다. 국토부는 재정건전성을 우선시하는 기획재정부를 설득해 이런 결론을 끌어냈다.

복지부에는 이런 소신있는 관료들이 없는지 답답하다. 지금이야말로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실리행정이 필요한 때다.

제약업 비즈니스 모델 혁신해야

차제에 제약업계도 이런저런 명목으로 리베이트라는 반대급부에 의존해 의약품을 판매하는 구태의연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연구개발과 가격 및 약효 경쟁을 기반으로 한 경영으로 변신해야 한다.

우리 제약산업이 영세해 R&D규모가 작은 건 그렇다 처도 매출액 대비 비중이 다국적사의 3분의 1 수준인 5~6%에 더 이상 머무를 수는 없다. 국내 1위 제약사인 동아제약이 제약기업의 살길은 차별화된 신약 개발에 있다며 글로벌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또 중견제약사인 대원제약이 중국에 기침약을 수출하는 것처럼 약효나 부작용을 개선한 개량신약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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