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사나운 수치 놀음
꼴사나운 수치 놀음
이말도 옳고 저말도 옳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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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0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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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가 타결된 직후 복지부와 한국제약협회가 제약업계의 피해규모를 두고 또한번 꼴사나운 시각차를 드러냈다.

보건복지부는 “한미FTA 협상에 따른 제약산업 영향은 제한적이다. 당장은 지적재산권 강화에 따른 기대매출이 감소하는 등 기업경영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 제약산업의 체질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옳은 말이다.  굳이 지적재산권 강화 등 복잡한 수식어를 붙이지 않더라도 이번 협상은 장기적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선진화된 제도에 적응하고 신약개발 능력을 키움으로써 국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한국제약협회는 “미국이 집요하게 요구해 온 ‘특허-허가 연계와 유사의약품의 자료독점권을 인정함으로써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의약품 및 개량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통로가 막혔다"며 이번 협상 체결로 한국 제약산업의 피해규모가 연간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계한다.  이는 정부 추산(연평균 최대 1000억원)보다 20배나 많은 것이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피해규모를 최소화하고 선진 제약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기업이나 cGMP 시설투자 기업에 대한 세금감면혜택을 지금보다 확대해야하고 신약개발 리스크를 줄이기위해 성공불융자제도를 도입해야한다"고 했다.

성공불융자제도는 신약개발에 있어서 자금력이 취약한 제약업계 대신 정부가 특정 신약개발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자함으로써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와 성공했을 때의 혜택을 공동으로 나누는 제도를 말한다.

이 또한 옳은 소리다.  하지만 정부나 기업 모두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없지 않다.

우선 복지부 주장 중 "국내 제약산업의 피해가 협상초기 우려에 비추어 현저히 축소된 것"이라는 부분이다. 피해 축소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복지부 스스로 미국측의 치고 빠지기식 함정에 당한 것은 아닌지 반성을 해볼 일이다.

복지부의 또다른 착각(?)은 한국제약산업이 맷집 좋은 미국 제약사들에 맞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초체력을 닦았느냐는 것이다.  자칫 몸집도 키우기 전에 한국제약산업을 통째로 내주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제약업계도 반성해야할 대목이 적지 않다.

매출규모 확대에만 신경을 썼던 까닭에 국제 경쟁력 강화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도 남이 개발해 놓은 오리지널 신약을 '개량신약'이나 '제네릭(카피약)'으로 만들어 놓고서 마치 자사의 신약개발 기술력이 대단한 양 자랑을 늘어놓곤 했다. 그것은 결국 모래밭 위에 집을 짓는 격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록 부자간 경영권 분쟁은 있었지만 신약개발에 주력해왔던 동아제약(1위)과 개량신약 개발에 전력해왔던 한미약품(2위)은 극명하게 대별된다.

정부도 더 이상 말로만 떠들일이 아니다.  설령 성과가 없다할지라도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이나 의약품의 품질강화 등에 투자한 기업에 대해서는 분명한 인센티브를 주어야한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제도적 틀도 깔아주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맘놓도 투자할 수 있고 '신바람나는' 경영에 모험을 걸 수 있다.

기업들 역시 남의 탓을 하는 못된 습성은 버릴 일이다.  '족벌경영'이나 '대물림 경영' 에만 신경 쓸게 아니라, 정부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배가 가라앉으면 공멸이라는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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