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 오준규
  • admin@hkn24.com
  • 승인 2011.11.2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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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준규 모리치피부과원장
머리가 많이 빠진다고 병원에 온 환자들이 자주 이야기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더니 머리가…” 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의사들이 막연하게 그러려니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필자와 같은 의사들은 스트레스 때문에 머리가 빠진다는 것은 과학적 증거가 없는 무책임한 설명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에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라 생각하는 환자들과 그런 건 없다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고, 의사들 간에도 약간의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이 승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나중에 나온 동물 실험 결과였는데 환자들의 승리였으며 필자같은 의사들은 ‘그런 줄 의심은 했었는데…’ 라는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게 되었던 것이다.

스트레스에 의해서 머리가 빠질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발견된 것은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는데 동물실험 결과 스트레스에 의해서 모발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모낭 (hair follicle) 주위에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서 머리가 빠질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 염증반응은 모낭 주위에 있는 신경의 말단에서 분비되는 ‘substance P’ 라는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일어난다.  즉, 스트레스 신경자극 모낭 주위 신경 말단에서 ‘substance P’가 분비되고, 모낭 주위에 염증이 발생해 탈모로 이어지는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사람에서는 스트레스에 의한 탈모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머리가 많이 빠지는 것뿐만 아니라 두피의 가려움증, 통증, 화끈거림, 붉어짐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만화에서 사람이 화가 나거나 고민을 할 때 머리 위에 김이 나는 표시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심한 경우에는 머리를 빗을 때 통증을 느끼고 바람이 불어서 머리가 날릴 때도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에 의한 두피 염증은 일반적인 두피 염증(지루 피부염)과는 달리 비듬이나 각질 등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두피 진단기로 검사를 해보면 겉으로 보이는 두피가 너무 멀쩡해서 꾀병이 아닌가 의심이 갈 정도다.

이것은 스트레스에 의한 두피 염증이 피부 표면이 아니라 피부 밑에 있는 모낭 주위에서 생기기 때문인데 이 경우 샴푸나 바르는 약 등 피부 표면에 작용하는 치료법들은 거의 효과가 없게 된다.

스트레스에 의한 탈모를 치료하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두피 관리이다. 두피 관리는 두피를 깨끗하게 하고 두피의 염증을 없애는 것인데 여기에 더하여 모발 성장에 도움을 주는 성분을 두피 속으로 침투시켜 빠진 모발이 이전 상태로 회복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 치료 방법은 예전부터 탈모 치료에 사용되어 온 방법이었지만 정작 의사들 사이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탈모 치료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병원에서는 이런 치료를 하는 곳이 많지 않았다. 오히려 병원이 아닌 두피 관리센터 같은 곳에서 주로 행해져 왔다. 물론 요즘은 체계적인 치료 방법을 갖추고 있는 병원이 늘어나고 있다.

스트레스에 의한 탈모인지 판단할 때 주의해야 하는 것은 탈모의 이유가 스트레스 한가지 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인이 탈모 체질을 타고났는지 아닌지 이다. 탈모 체질이 아닌 사람은 스트레스로 머리가 빠지더라도 대부분의 머리가 다시 나기 때문에 앞으로 머리가 계속 빠지지만 않는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반면에, 탈모 체질을 타고난 사람은 스트레스로 빠진 머리들 중 앞머리, 윗머리, 정수리 부분은 이전 상태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지게 된다. 이미 머리가 많이 빠진 채로 병원에 오는 환자들의 대부분이 하는 말 중의 하나가 “스트레스 받아서 빠진 머리는 기다리면 다시 날 줄 알았는데…” 이다. 자신이 탈모 체질인지도 모르고 머리가 다시 나기를 그냥 기다린 것이다. 스트레스로 머리가 많이 빠졌다고 느끼는 분들은 적어도 병원에서 본인이 탈모 체질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우리가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워지기 어렵듯이 스트레스에 의한 탈모에서도 쉽게 벗어나기는 어렵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이런 탈모를 예방 치료하기 위한 체계적인 방법이 갖춰져 있으니 특히 탈모 체질을 타고난 분들은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물론 머리가 빠져도 별 신경 안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요즘 같이 외모를 중시하는 시대에는 머리가 빠지면 이것 때문에 또 스트레스를 받아서 머리가 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래도 스트레스 저래도 스트레스다. <모리치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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