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 하부직장암 환자에게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 후 복경경 수술을 실시할 경우 10명 중 8명은 항문을 보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최소침습 및 로봇수술센터장 김준기(대장항문외과)교수와 성빈센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성환 교수팀은 국소진행형 하부직장암 환자에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 후 복경경 수술을 실시한 환자 2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위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김 교수팀은 2003년 1월부터 2009년 1월까지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수원)에서 진행성 직장암을 진단받고 항암방사선 치료 후 복강경 수술을 실시한 환자 27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환자들은 수술 전 6주에 걸쳐 매일 1회씩 주 5회 방사선치료를 받았으며 방사선치료 첫주, 마지막주에 항암치료를 받은 후 복강경을 이용한 직장암 수술을 받았다.
김 교수팀은 항암방사선 치료 전·후의 환자들의 직장암 병기를 확인한 결과 치료 후 환자들의 대장암 병기가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 또한 환자의 15.3%(274명 중 42명)가 종양세포가 모두 없어지는 완전관해를 보였다.
장기생존율은 73.1%로, 이는 미국의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69.6%)나 영국 노스햄프셔병원(61.6%)에 비해 높은 것이라고 김교팀은 설명했다. 국소 재발율은 5.8%로 과거 개복수술 시 재발율인 28.6%보다 매우 낮았다.
특히, 85%(274명 중 234명)은 항문을 보존해 유럽 암 연구 및 치료 기구인 EORTC(European Organisation for Research and Treatment of Cancer)에서 항암방사선 치료 후 개복수술에서 항문괄약근 보존율(52.8%)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암이 항문 가까이에 위치한 하부직장암의 경우 일반적으로 완전한 종양제거를 위해 직장 및 항문괄약근 등을 모두 떼어낸다.
이에 환자는 대변을 배출하기 위해 배꼽 옆에 인공항문을 만들어 수술 후 항상 배변주머니를 달고 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교수의 연구 결과로 항문 괄약근 보존 수술 전 암의 크기를 줄일 수 있어 항문 괄약근 보존 수술이 용이해진 것.
김준기 교수는 “진행성 하부직장암에서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를 하면 암의 병기가 낮아질 뿐만 아니라 암의 크기가 줄어들어 항문괄약근 보존 수술이 용이하다”며 “이때 복강경을 사용하면 좁은 골반강을 확대해 볼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치료방사선학회지인 ‘국제 방사선 종양학회지(Int. J. Radiation Oncology Biol. Phys.)’ 2011년 10월호에 소개됐다.
김 교수는 지난 9월 국제다학제직장암연구회(MIRCS) 창립을 겸한 제 8회 국제 직장암 컨센서스 회의(8th International Rectal Cancer Consensus Conference)에서 이 연구를 발표해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한편, 2008년 국내 대장암 환자는 1만3682명으로 2005년(1만1325명)에 비해 36%가 증가했다. 그 중 직장암은 34%(4762명)를 차지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