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잘하는 약’ 나도 사고 싶다
‘영어 잘하는 약’ 나도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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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0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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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지역의 보험사기 문제에 이어 의약분업예외지역 약국의 불법영업 실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우리사회의 병폐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KBS 소비자고발은 4일 밤 10시부터 '수상한 약국, 위험한 거래 약'을 주제로 의약분업예외지역 약국의 불법의약품 판매실태를 파헤쳤다.

이 프로그램에서 드러난 불법·편법 약국의 행태는 도무지 약사라고는 볼 수 없는 비양심적이고 무책임한 장사치에 지나지 않았다.

이들 약국은 누구나 찾아와서 돈만 내면 어떤 약이든 구입할 수 있는 만능약국이었다.

의사처방이 있어야 가능한 탈모치료제, 수면제, 발기부전치료제, 관절염치료제 등 온갖 전문처방약을 마치 시장에서 근을 달아 파는 고추나 나물등속 팔듯 팔았다.

더욱 한심하고 기가 막힌 것은 ‘영어 잘하는 약’이라며 온갖 잡동사니 약들을 모아 조제랍시고 팔아먹은 약국도 있었다.  약을 파는 약사도 문제지만 이런 약이 있다고 믿고 사는 소비자들은 더 딱했다.

이런 약국들은 특히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해 환자들 사이에서는 ‘용한 약국’으로 소문 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소비자고발 제작진이 구입한 의약품 중 상당수가 심각한 부작용이 뒤따르는 위험한 약물이었다.

의약분업 예외지역 약국에서는 특히 여학생들이 사후피임약을 구입하러 오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으며 발기부전제 등을 대량 구입해 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니, 별세계가 따로없다. 

병·의원이 멀거나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지역 주민들의 편익을 위해 도입한 제도가 이처럼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약국은 일부러 이런 경계지역으로 이사를 가 활개를 펴고 불법행위를 마음대로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간 불법·편법 약국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감독기관에서 단속에 나서는 경우가 없진 않았지만 여전히 횡행하는 것은 솜방망이 처벌 혹은 봐주기 행정 때문이다.

대부분 농어촌 지역에 산재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어떤 식으로든 유대관계가 깊고, 안면 때문에 봐주기 단속이 만연하는데다, 설사 단속이 되어도 3일간 영업정지가 고작이어서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서도 이 문제를 풀기 어렵다면 처벌규정을 강화하거나 제도를 보완해서라도 고쳐야 한다.

아이젠하워가 콜롬비아대학 총장이었을 때, 학생들이 곱게 단장한 잔디밭으로 횡단하여 도서관으로 들어가자 징계건의를 뿌리치고 잔디밭에 길을 내줬다고 한다. 이러자 학생들은 규칙을 어기지 않아도 되었고 잔디밭도 잘 보존되었다.

정책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그것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그 방향을 바꿔야 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무조건 단속하자면 양심있는 지역약국은 고사하고 말 것이며 주민들은 더욱 불편해 질것이다. ‘빈대 잡자고 초가 삼간 태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보다 유연한 사고를 통해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그런 슬기가 필요한 것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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