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보면 내 병이 보인다
가족을 보면 내 병이 보인다
  • 정대홍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08.01.28 18: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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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헬스코리아뉴스】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설 명절.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어머니는 당뇨관리를 잘 하고 계신지, 큰형 내외는 건강검진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뇌졸중으로 입원한 작은 아버님 병세는 어떤지 등 일가친척들 건강소식까지 자연스레 한자리에 모아진다.

이런 자리에서 조금만 유심히 대화내용에 귀를 기울인다면 내가 조심해야 할 병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한림대의료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에 따르면 유전은 아닌데도 가족 구성원에게 유난히 취약한 질환이 있다는 것. 말하자면 질병에도 일종의 가계도가 있는 셈.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이라 일컬어지는 성인병들이 대부분 이 가족력 질환에 속한다.

성인병이 건강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내 가족을 노리는 질환은 무엇인지 미리미리 파악하고 예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족력이 유전인가?

한 가족 내에서 어떤 질병이 집중적으로 발생되는 경우 해당 질환을 '가족력 질환'이라고 정의한다. 정확하게는 3대에 걸친 직계 가족들 중에서 2명 이상이 같은 질병에 걸린 경우 가족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집안에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가 많이 생긴다는 점에서 유전성 질환과 혼동될 수 있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유전성 질환은 특정한 유전 정보가 자녀에게 전달되어 질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유전자 이상의 전달 여부가 질병의 발생을 100% 결정한다. 다운증후군, 혈우병, 적록색맹 등과 같이 사전 검사를 통해 유전 확률을 예측할 수 있으나 대체로 예방할 방법은 없는 난치성 질환들이 바로 그것.

반면 가족력은 혈연 간 유전자를 일부 공유한 것 이외에도 비슷한 직업, 사고방식, 생활습관과 동일한 식사, 주거환경 등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일종의 '후천적 유전자'라 할 수 있다.

물론 유전정보도 일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특정 질환유발 인자에 약한 체질이라 해당질병이 쉽게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는 결정적인 것이 아니다. 때문에 가족력 질환의 경우 생활습관을 교정하거나 조기진단 후 치료하면 예방이 가능하거나 적어도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다.

가족력 질환의 파악을 통해 우리는 가족 중에 환자가 생긴 경우에 다른 가족들에서 동일한 질병의 발생을 미리 예측하고 조기 진단, 예방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족이 공유하는 환경적 요인이 가족력 만든다

중년 이상의 부부들 중에는 남편이 비만하거나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부인도 마찬가지로 비만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가 있다. 이는 부부가 결혼 후에 오랜 기간 같이 살아오면서 서로 식생활 습관이 비슷해지고 운동을 잘 하지 않는 등 안좋은 생활 습관까지 공유하기 때문.

더구나 출생 후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오랜 기간을 부모의 영향을 받으면서 자라는 자녀들의 경우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부모의 좋지 않은 생활습관이 그대로 자녀들에게 전해지고 결국에는 각종 만성 질환까지 물려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생활습관병들의 가족력이 의미가 있는 것은 부모들로부터 전해지는 유전적인 소인도 문제가 되지만 그보다는 가족이 공유하는 환경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 때문. 부모가 자녀들에게 금연, 적당한 음주, 규칙적인 운동, 절제하는 식생활 등 바람직한 생활 습관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가족력이 있다고 해서 모두 그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정확한 검사를 주기적으로 하면서 바른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가족력 질환

가족력과 관련해 관심을 모으는 질병인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 뇌졸중, 골다공증 등은 특히 생활습관과 관련이 깊다. 일부 암(유방암, 대장암, 폐암, 갑상선암, 위암)도 가족력 질환으로 꼽힌다.

부모나 가족 중 심장병 환자가 있으면 심장병 위험이 다른 사람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진다. 심장병의 주요 발병원인은 흡연,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운동부족 등이 있으며 이러한 요인들과 가족력이 합쳐지면 발병 위험은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다.

당뇨병의 경우에도 부모 모두 증상이 없는 때보다 한쪽이라도 당뇨가 있을 경우 자녀의 발병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한 통계에 따르면, 부모 중 한쪽이 당뇨병인 경우 자식에게 당뇨병이 발병할 확률은 15~20%에 이르고 부모가 모두 당뇨병인 경우에는 30~40%까지 당뇨병 발생 확률이 증가된다고 한다.

고혈압도 부모 모두 정상일 땐 자녀가 고혈압일 확률은 4%에 불과하지만 부모 중 한쪽이 고혈압이면 30%, 양쪽 모두일 경우엔 50%까지 가능성이 올라간다. 골다공증도 마찬가지로 어머니가 골다공증인 경우 딸에게 발병할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2~4배가 증가한다. 

취약질병 체계적 관리 필요 

가족력이 있을 경우 본인의 취약한 질병에 대해 미리 알게 되면 식생활 개선을 통해 예방할 수도 있고 발생시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과식, 과음, 짜게 먹는 습관 등이 가족 전체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식습관을 고치는 것이 고혈압을 예방하거나 혈압을 낮추는 데 꼭 필요하다. 제2형 당뇨병의 경우에도 비록 유전적 소인이 강하지만 엄격한 식사요법과 꾸준한 운동, 체중감량으로 발병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혈당 조절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다공증의 경우 술, 담배, 인스턴트 식품 등 식사습관과 부족한 신체활동이 발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예방을 위해서는 식생활 개선과 조절 및 신체활동 증가 등 생활습관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직계가족 중 암 환자가 있으면 40대 이후로는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유방촬영술, 위내시경, 저선량 폐CT, 유전자・암표지자검사 등을 실시해서 미리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특히 40~55세 이전에 성인병이나 암이 발생한 사람이 있다면 더 이른 시기에 정기검진을 시작한다.

질환이 부모 대에는 나타나지 않고 숨어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3대까지의 가족력을 미리 확인하면 가족 질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 최 교수의 조언이다.  / 정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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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 2008-01-29 08:49:32
퇴행성 관절염에 걸릴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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