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헬스코리아뉴스】서울에 사는 전모씨(여, 50대)는 자궁근종이 있어 2006년 4월 병원에서 복강경하 자궁절제술을 받았으나 소장천공 및 복막염이 발생해 같은 해 5월 16일 까지 입원치료를 받았다. 그런가하면 서울에 사는 이모씨(남, 40대)는 평소 속쓰림 증상으로 지난 2005년9월23일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으나 검사 후 만성 위염으로 진단받고 2006년3월까지 약물치료를 받았다가 결국 2006년4월 진행성 위암(3기)으로 진단돼 수술을 받았다.
전씨나 이씨처럼 최근 내시경수술이 크게 늘면서 의료사고 피해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피해 10건 중 7건은 합병증 발생에 의한 것이었으며, 의료인의 부주의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은 2002년 1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접수된 내시경 시술 관련 피해구제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며, 오진 발생 예방을 위한 내시경 검사지침(Guideline) 마련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내시경 시술 관련 피해, 합병증 발생 가장 많아
소비자원 분석결과 내시경 시술과 관련해 접수된 소비자 상담은 2002년 61건에서 2003년 89건, 2004년 100건, 2005년 102건, 2006년 133건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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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2002년 1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접수된 내시경 시술 관련 피해구제 80건을 분석한 결과, ‘합병증 발생’이 73.8%(59건)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오진’이 15.0%(12건), ‘효과미흡’이 11.3%(9건) 순이었다.
내시경 시술 후 발생한 합병증은 ‘장기천공’이 52.5%(31건)으로 가장 많았고, ‘염증’ 16.9%(10건), ‘혈관손상’ 13.6%(8건) 등이 뒤를 이었다.
장기천공이 발생한 부위는 ‘대장’(48.4%, 15건)이 가장 많았고, ‘소장’( 32.2%, 10건), ‘안구 내직근’(안구 내부 근육)과 ‘식도’ 손상이 각 6.5%(2건) 등의 순이었다.
최종진단이 내시경 검사 후 진단과 다른 ‘오진’ 피해는 12건이었다. 이 중 50%(6건)는 검사 중 발견된 이상소견이나 검사 후 지속되는 증상에 대해 추가 검사를 시행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미흡’ 피해 9건 중 55.6%(5건)는 제거해야 할 부위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는 등 수술을 미흡하게 한 경우였고, 22.2%(2건)는 질병의 중증도가 심해 내시경 방법이 적절하지 않았으나, 이를 시행해 피해가 발생한 경우로 밝혀졌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내시경 시술 피해 70% 이상은 의료인 시술 부주의가 원인
그런가하면 의료인의 과실 여부에 대한 확인이 가능했던 72건 중 70.8%(51건)가 의료인의 부주의로 인한 피해로 분석됐다. 의료진의 과실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경우는 13.9%(10건), 내시경 시술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한 설명의무를 소홀히 한 경우는 9.7%(7건)이었다.
한편, 내시경 시술 관련 피해로 인해 발생하는 2차 피해를 분석한 결과, 50%(40건)는 ‘재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망’한 경우가 12.5%(10건), ‘장애’가 발생한 경우가 8.8%(7건)에 이르렀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보건복지부에 ▲오진 발생 예방을 위한 내시경 검사지침(Guideline) 마련 ▲시술 및 해석 부주의 관련 피해 예방대책 마련 및 교육실시 등을 건의하고, 병원 단체에 ▲환자의 병력 및 질병의 중증도 등을 고려한 시술방법을 선택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 배병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