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피임약,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사후피임약,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 주민우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1.08.1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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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물이다. 이런 시기가 되면 이른바 ‘바캉스 베이비’ 문제가 이슈화된다.

미국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피임약을 공짜로 구입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잘 따져 보면 완전한 공짜는 아니다. 이미 내고 있는 건강보험료에 포함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수중에 현금이 없어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미국 보건부는 최근 국립의학연구소(IOM)의 권고를 받아들여 건강보험에 가입한 여성들의 피임약(사후피임약 포함), 피임용구, 피임상담 등에 대해 보험혜택을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미국의 보수단체와 종교계는 늘 그렇듯 피임이 윤리적 도덕적 문제를 야기시키고 하느님의 뜻에 어긋난다며 반대해 왔다.

나아가 일부 시민단체들은 국민 세금을 낙태에 사용한다는 것은 국가적 범죄라면서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생각은 다르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한 고통은 행복한 삶을 유지하는 데 ‘날벼락 같은 악몽’이라는 것이다.

캐슬린 시벨리우스 보건장관은 "많은 여성들이 건강상 예방조치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이번 조치는 여성들의 건강을 위한 필수적 조치라는 것이다.

미국 보건부는 임신성 당뇨병 검진, HIV·성병 검진과 상담 등도 건강보험에 포함시켰으며 자궁경부암 원인인 인유두종 바이러스 진단도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아무래도 우리나라와 비교된다. 우리 정부는 여성들, 특히 미혼모들의 건강에 대해 거의 무관심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가지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족탈불급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연령별 분만건수, 입양기관의 미혼모 연령 등을 추산한 결과 청소년 임신이 연간 약 1만5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미혼부모와 그들 자녀에 관한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미혼모는 동성애자 다음으로 가장 많은 사회적 차별을 경험한 집단‘으로 조사됐다.

외국의 경우 미혼모 등에 대한 사회변화를 쉽게 수긍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세워 실행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미혼모들에게 세제혜택과 주거비 지원, 양육비 지급, 아동양육 수당 지급 등 각종 혜택을 통해 미혼모들의 아이 출산과 양육을 돕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사후피임약에 대한 접근의 어려움은 원치 않은 임신여성들에게 큰 고통을 불러일으킨다.

혼전성관계를 금기시해 온 사회분위기와 불평등한 사회구조가 이런 고통을 부채질한다.

이런 여성들을 위해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구축하는 좋은 방법은 손쉽게 사후피임약을 손에 쥘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약의 오남용을 우려하지만 이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각주구검(刻舟求劒)’의 언사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닐까 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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