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전국의 6만 약사는 여러분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호흡하며 환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로 ‘건강 지킴이’ 역할을 수행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국민건강이 파탄나고 약사직능이 말살될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비통한 심정으로 우리의 입장을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드리고자 합니다.
의약품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고 연장하며 삶의 질을 개선하는 소중한 물질입니다. 그러나 모든 의약품에는 효능‧효과와 더불어 부작용이라는 속성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의 실정을 고려할 때 더 높은 수준의 의약품 관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의약품 구입에 있어 국민의 불편은 해소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소한의 안전성마저 포기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의약품의 슈퍼판매 정책은 의약품의 안전성이 완전히 무시되고 있어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습니다. 불편 해소라는 여론을 만들어 가면서 의약품 슈퍼 판매를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진정 필요한 것이 대형 슈퍼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의약품을 맡기는 것입니까? 취약시간대의 의약품 구입 불편이 문제라면 지역보건의료센터 운영을 통하여 양질의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정부의 역할이자 책임이며 의약품의 안전성을 무시한 슈퍼 판매는 정부의 직무유기라 할 것입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의약품 약국외 판매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영국에서 타이레놀 사고사의 가장 높은 연령대는 10대로 나타났으며, 미국에서 진통제를 가장 많이 오‧남용하는 연령대도 10대로 조사되었습니다. 약물 오남용을 부추기는 사회를 정부가 앞장서서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입니까?
의약품 약국외 판매는 광고 증가로 인한 약값 상승과 의약품 오남용을 초래하는 반면, 대형 할인점과 24시간 편의점을 소유한 대기업과 종합편성채널을 소유한 언론의 이익만을 보장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높은 약국 접근성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의약품 슈퍼판매가 허용된다면 동네 약국의 몰락을 가져올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의약품 구입 불편과 약물 오남용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대기업과 재벌의 이익을 위해 여론을 호도하는 정부의 잘못된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마시고, 의약품의 약국외 판매는 결국 국민에게 더 큰 경제적 부담과 건강상의 위해요인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약사들은 올바른 의약품의 사용을 위해 분골쇄신하는 자세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철저한 당번약국 운영과 복약지도를 통하여 국민 여러분께서 언제나 안전하게 의약품을 복용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국민과 함께하는 전문직능인으로서의 약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민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1. 8. 2.
전국 6만 약사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