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항암제 개발을 향한 대장정
표적항암제 개발을 향한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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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0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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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항암 신약개발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고 한다. 암환자들의 엄청난 경제적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암보험시장 활성화 조치에 이어 정부주도하에 항암신물질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 주 ‘시스템통합적 항암신약개발단’을 발족하고 단장에 김인철 전 LG생명과학 고문을 선임했다. 이제 민간 제약사들의 항암제 개발을 지원하는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가가 직접 나서서 국산 항암제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다.

정작 관련이 있는 의·약계가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 한의학 육성법 개정 문제를 둘러싸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바람에 거의 주목받지 못했지만 우리나라 신약개발사에 한 획을 그을 만큼 의미가 크다할 것이다. 

신약개발에서 기초연구 성과가 치료제로 개발되기 위해서는 이른바 ‘5단계의 죽음의 계곡‘을 통과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이 계곡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주저앉고 만다. 설사 타깃을 발굴하고 후보물질을 개발해 1,2계곡을 넘었다 하더라도 유효성 검증의 위기와 재원부족으로 비임상 및 임상1~4상의 3, 4계곡의 혹독한 시험과정에서 사장되기 일쑤인 것이다.

◆ 정부 역할은 바로 이런 것

개발단은 바로 이 병목현상이 벌어지는 비임상과 초기임상(임상2a까지)시험을 수행해 개발한 다음 이를 산업체에 이전하는 역을 맡는다고 한다. 민간 제약업계와 개발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민간업체 기술, 자금부족으로 중도 실패하는 병목구간을 대신 돌파해 다음 단계로 이전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바로 이런 것이다. 민간이 사업성이 불투명하고 자금부족으로 추진하지 못할 때 정부가 나서 지원하고 이끄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많은 경우 민간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에 쓸데없이 나서 불필요한 경쟁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자원만 낭비하고 민간의 창의를 죽이는 일을 한 꼴이었는데 이번 항암제개발에서는 이같은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도 다행스럽다.

개발단은 앞으로 5년간 240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민간이 개발한 항암물질의 후속연구를 진행해 미국 FDA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 4건 이상의 신물질을 민간에 기술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규모가 영세한 탓에 사업성이 불투명하면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짙다. 많은 투자를 했다가 실패할 경우 회사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립암센터가 지난 30년간 국내 항암제 연구개발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특허출원 937건 가운데 3건만 상품화됐다. 성공률이 0.3%에 불과할 정도로 성공확률이 낮다. 과거 국산항암제가 개발되기도 했지만 경제성이 없어 제품화에 실패한 경우가 있었다.

◆ 매칭펀드 부담, 기업과 공동책임지는 것

개발단이 5 대 5 비율의 매칭펀드로 개발비를 부담키로 한 것도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책임감을 갖고 신약개발에 나서라는 의미를 지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제약사들도 뒷짐지고 있다가 열매만 따먹겠다는 생각이어서는 안 된다.

최근 들어 세계 제약계의 연구조류는 표적항암제 개발로 흐른다는 게 정설이다. 표적 항암제는 암세포만 타깃으로 삼아 죽이기 때문에 기존의 항암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작용이 적고 각광을 받는다.

국내에서는 JW중외제약이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CWP231A’ 개발에 성공해 지난 5월 FDA로부터 임상 1상 시험허가를 받은 게 최근의 가장 두드러진 성과다. 현단계에서 개발성공가능성은 20% 정도라고 하니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하다. 그만큼 신약개발의 도정은 험난하다.

전세계 항암제 시장은 연 500억달러(55조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항암제시장은 올해 1조원선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항암신약 1개가 상품화될 경우 연 8000억원 이상의 매출효과가 기대된다. 그만큼 개발 매리트가 큰 것이다.

특히 암은 국내 사망원인 1위다. 연간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10만명당 140명일 정도로 사망률이 높다. 국내 암환자는 70만명으로 추산되며 매년 18만명 이상의 새로운 환자가 생긴다. 암환자와 그 가족들이 받는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개발단 출범을 계기로 항암신약개발이 성공을 거둬 국민의 고통을 더는 데 도움을 주고 국내 제약업계가 글로벌 제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을 기대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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